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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펫 #6
276 2011.03.14.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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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와 여자친구 사이에 대판 불을 질러놓고 가버린 망할펫은 내가 군대가는 날까지

연락이 두절되었다.

서로 남자친구, 여자친구도 있고, 펫의 남자친구인 내 친구도 군대갈 날이 다가와

바쁘겠거니. 하면서 나는 군대를 갔다.


군대간 사이 누구나 그렇듯 난 많은 생각을 했고, 쓸 데 없는 인연이 많을 수록,

훗날 나의 발목을 잡을 짐들이 많아질 거란 한심한 생각에 사로잡힌 때

나의 핸드폰 번호는 쥐도 새도 모르게 세번이나 바뀌었으며,

전화번호부에도 10명 안팍의 인맥뿐이게되었다.

거기서 펫과 나의 연락은 완전히 끊기게된다. 때마침 내 친구와 내 펫이 헤어지는 상황을 맞게되며

아주 간간히 전해 듣던 소식마저도 끊기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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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 뒤,

그러고도 복학하기 전까지의 한참된 시간.

나는 군대에서 여자친구가 세번이나 바뀌었고, 전역 직후 여러 사정으로 헤어지는 바람에

여자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시기였다. ( 여타 굶주린 예비역과는 달리 )

펫의 존재는 내 머릿속에서 잊혀진지가 오래였고, 아주 가끔 퍽 하고 떠오를땐 그냥

그땐 좋았었지.. 라며 픽- 웃어 넘겨버리는게 전부였다.

어짜피 내가 복학했을 때 그녀는 졸업해 어딘가 취직을 했거나, 고향에 갔거나,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갔을 가능성이 99.999% 였으므로, 다시 만날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게다가 사랑했던 사이도 아니고, 그냥 좋은 친구였을 뿐이다.

좋은 친구이었기에 어느날 다시 만나도 멀어졌던 과거를 쉽게 되돌릴 수 있을것이라고도

믿었기에 좀 방관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내가 펫의 목줄을 쥐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펫의 목줄이 나의 손목에 강제로 묶여 있었다는 것을

느끼는데에는 복학한 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강의를 마치고 예전부터 친했던 후배의 자취방에 술을 한잔 하러 가고 있던 날이었다.

그 후배의 자취방은, 펫의 자취방과 지척의 거리였고, 나는 그 골목을 지나며

또다시 문득 떠오르는 펫의 기억에 씨-익 미소를 지으며 좋은 추억을 회상하려 했으나..


와르르르콰창쳉-!!


순간 번쩍! 하는 듯하면서도 오싹하더니 온몸에 털이 모두 곤두서며 방금 죽을뻔했다고

내 스스로에게 알렸고, 뒤늦게 파악된 상황이 곤두선 털들이 내게 했던 말이 진심이었다는 걸

알게되는데 까진 금방이었다.

나의 바로 옆으로. 소주한박스가.. ( 물론 빈병들 ) 떨어진것이다.

근대 더 놀라 심장마비로 진짜 저승갈뻔 했던 것은, 찢어져라 외쳐대는 목소리였다.

가래낀듯하고, 심하게 허스키하고, 무척이나 걸걸거리는,

펫의 목소리.


야. 이 개노무 자슥아 거기 꼼짝말고 서 있어.!!!!!!!!


펫의 욕지거리.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