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게시판에 누군가가 인생님을 찾는 글을 올렸구,
그곳에 인생님의 댓글이 달려있네요.
예전 시인분들 모두 그립고 또 그리운데..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된 것도, 모두 어둠의 전설 옛 시인분들 덕분인데.
인생님, 연제님, 냉열님, 피핑톰님, 등등 많은 시인분들의 글.
저는 아무리 글을 쓰고 또 써도, 윗분들의 필력을 못따라가는 것같아
항상 읽고 읽어보면서 감탄할 따름입니다.
혹시나 아직도 존재하는 제 마음 속의 영원한 시인분들은
얼른 복귀해 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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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은 나의 코를 잡고 빙빙 돌리며 잠시 킬킬거리고,
나는 너무 가만히 있는건 자연스럽지 않을거 같아 뒤척이는 척 그녀를 꼭 안았다.
펫은 잠시 가만히 안겨있더니, 팔을 쭉 뻗어 나를 꾹 끌어안고 또 다시 한탄을 시작했다.
있잖아. 나 그 남자 엄청 많이 사랑하나봐.
예전처럼 그냥 남자들이 나 좋다고 들이대서 만나는게 아니라,
마냥 좋아.
그 남자 앞에서는 욕두 안하고, 발랑 까진것처럼 클럽노래 흘러나오면 흔들 거리지도 않고
엄청 조신한척 한다?
나 디게 위선적인거 같다 그치.^.^
퓨후-
한숨.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으면서 왜 한숨을 계속 쉴까?
나는 무언가 더 있을거라 생각했다.
근대, 그 남자가 너무 집착이 심해. 남자인 친구들은 전부 없애버릴려구 해.
너도 알지? 나 여자친구보다 남자친구가 훨-씬 많은거.
넌 잘 알잖아. 내가 아무리 남자들이랑 많이 놀아도, 단순히 그게 끝이라는 거.
술 먹고 춤추고 끝. 더이상 내가 연락을 자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가
사랑에 빠져서 바람피는 것도 아니라는거 말야.
솔직히, 내가 만나는 남자들 다 연락 끊어도 별 상관 없는 애들이야.
근대, 거기서 몇 명 내가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애들마저 끊으려고 하니까
정말 답답하고 슬퍼.
내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진심으로 우정하는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하니까
너무 답답하고 짜증이 나.
펫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얼굴을 내 목 사이로 파고들어 나에게 완전히 푹- 안겼다.
그러곤 훌쩍- 거리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마 오늘이 마지막이야. 친구같으면서도 오빠같고, 아빠같고, 엄마같던 너한테
이렇게 꼭 안겨서 자는 것두. 너랑 술먹는 것도. 너한테 전화하는 것도.
전부 이번이 마지막이야. 난 이런게 너무 싫고 힘들어.
근대 내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내가 이러는 걸 싫어하니까 어쩔 수 없어.
내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인데, 미움 받을 짓 하면 안되잖아?
이제 난 남자친구가 준 핸드폰으로 번호도 바꿀꺼고, 거기엔 남자애들 번호를 저장하기 힘들꺼야.
그럼 까먹겠지..
난 너랑 멀어지는게 너무 싫다.
조금만.
아주 잠시만 기다려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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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은 그 후로 몇마디를 더 했지만, 술에 취한 나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었고,
내 가슴이 축축해질 정도로 한참을 울고 또 울었다는 어렴풋한 느낌만 남아있었다.
해가 벌써 중천을 넘어서고 있고, 속쓰림과 두통을 안고 부스스 일어난 나는,
밥을 차리고 있는 펫을 보았다.
한달은 넘어보이는 굳은 밥이 들어 있던 밥솥을 뻑뻑- 씻고,
설거지통에 담겨있던 수저들은 몇날 몇일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지만,
퐁퐁을 묻혀 깨끗히 씻어내며 한 쪽으론 보글보글- 찌개를 끓이고 있었고,
쌀을 씻는 모습이었다.
일어났냐?
허스키걸걸한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은 듯 내게 말을 한다.
내가 자신의 얘기를 대부분 들었다는 것을 그녀도 대충은 알게 분명하다.
한 두번 있었던 일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사랑때문에 내 펫이 이렇게 서럽게 울었던 것은 처음이지만,
가끔 속상한 일이 있고, 나에게 자고 가라고 떼를 쓸때면, 그녀는 언제나
자는 척 하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함참 주저리주저리 이야길하다가, 또 실컷울곤 했었기 때문이다.
밥 먹구 가.
그녀는 단조롭게 말했다.
응.
나도 덤덤하게 대답했다.
나는 생각했다.
펫! 마지막이 아니라. 잠시 기다리는거야. 이 바보야. 고작 그런거 때문에 울고불고 난리를 치다니.
너가 나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 알았고,
너가 얼마나 그 사람을 사랑하는 지 알겠다.
예쁜사랑해라.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