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록콜록.. 책에 쌓인 먼지들을 한차례 털어내자 곧 온 방안에 먼지들로 가득차 버렸다.
코끝을 찌르는 곰팡이 냄새, 휴.. 이 서재에는 들어올때마다 기분이 나쁘단 말야.
나는 운디네 수도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작은 견습 성직자 수련생이다.
음, 난 처음 부터 이곳에 들어와 있었던것은 아니었다. 내가 태어난 직후, 나의 아버지는 어디론가
훌쩍 사라져 버리셨다고 했다. 그리고 홀로 남겨진 어머니 밑에서 나는 힘들게 자랐고. 나는
어머니의 따스함을 채 느껴보기도 전에, 이곳에 맡겨져 신의 지팡이가 되는 수련을 하고 있는것이다.
"주임 성직자님께서 이곳에 쿠라누스 마법서가 있다고 하셨었는데.."
뒤적뒤적... 좀체 내가 찾는 마법서는 나오질 않았다. 나는 지금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선배 성직자들의
치료 마법 훈련을 위해 심부름을 하고 있는중이다. 심부름이라고 불러주기에도 민망한 잡일
뿐이었지만. 하지만 언제나 서고에 들어와서 내가 알지못하는 동서고금의 지식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볼때엔 이곳에 와서 수련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고맙게 느껴질때도 있다.
물론, 먼지가 내 코와 입을 막아서 심하게 기침을 하게 만들때 빼고는.
"콜록...! 아 ! 찾았다... 바로 이거군. “쿠라누스 마법서, 이해도면 첨부”."
펼쳐놓고 읽고싶지만, 나는 이정도 중위급 마법을 다룰수 없는 아직 한참 낮은, 견습일 뿐이기에...
무모한 도전은 하지 않는다. 그저 오늘도 이렇게 잡일을 보면서 선배들의 뒤치닥꺼리를 하며
하루 해가 저물어 가는것이다. 그리고 나도 공부와 수련이 어느정도 되면, 저런 힐링마법도 배우고...
사람을 부활시키는 권능도 부여받을 수 있겠지.
아직은 뭐, 그저 열심히 공부할 뿐이다.. 신에게 부여받은 이 몸을, 신에게 다시 돌려드린다..
신과 그의 백성인 만민들에게 봉사하는 성직자는 이렇게 힘든일인 것이다...
.... ....
.... ....
후- 저녁의 일정에 잡혀있었던 마이소시아 역사학과 신학 입문을 모두 끝마치고 나서야 나는
늦은 밤이 다 되서 나의 잠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루하루 힘들지만...
그리고 나와 어머니를 버리고 사라져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많이 하곤 하지만..
그저 기도 드리면서 , 기도드리면서 나의 고통을 신께 위로받을 뿐이다.
"오늘도, 하해와 같은 축복과 성은이 함께하사 무사히 하루를 마치게 해 주신 .. ... "
디리링... 리리링... 루루루루 ....
".. 빛의 신 이아님께 경배를 올리며.... 오늘도 저물어가는 하루를 반성하고 ... "
루루루.. 디링리리링...
아니... 기도하고 있는데 이게 무슨소리지?
누군가 하프의 현을 타고 있는듯한 소리.. 감미롭게 귀를 타고 전해져 오는...
아니아니,, 감상에 젖어있을때가 아니지. 이런 시간에 어떤 및친자식이 ...!
나는 창문을 거칠게 열어젖히며, 창밖을 향해 소리쳤다.
"이봐!! 지금이 몇신줄 알아?!"
멀리서 실루엣만이 일렁였던 그 정체불명의 바드는 나의 외침소리를 듣자마자 스르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귓가에는 작게 맴도는 멜로디 뿐.
루루루... 디리리리..링...
마치 자장가 같다... .... 그래.. 자장가 같군..
루루루... 루루...
루루....
리링... .....
그렇게 나는, 목청 껏 소리친것이 무색하게... 그자리에서 그렇게 소리없이 스르르 잠들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에 찾아온 엄청난 변화도 소리없이 그렇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2부에서 계속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