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둑... 짹 짹 짹~
으..아.. 창가로 스며들어오는 햇살이 내 귓가며, 볼이며, 눈을 마구 때려댄다. 그리고 참새들은
아침에 울지 않으면 내일이 또 오지 않을것처럼 짹짹거리고 있다. .. 이 느낌.. 익숙해.
"벌써 아침인가....."
어제 정체불명의 연주가가 들려주는 멜로디 때문에, 내가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던 것이다.
이런... 기도를 다 끝마치지도 못했는데.
그렇게 눈만 벙 하게 멀뚱히 뜬채로 천장을 응시하고 있을때, 쿵쾅거리며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쾅쾅쾅!!
"이봐 새디, 일어났으면 빨리 나와! 주임 성직자님께서 급하게 널 부르셨어!"
이 목소리는, 캐샤인가... 뭐야. 이런 아침에. 주임 성직자님이 나를 왜 부르시는걸까.
혹시 어제 기도를 제대로 드리지도 않고 잠든걸 알고 계시는건..? 이크. 혼나게 생겼다..
늦게가면 두배로 혼나겠지...
"알았어, 알았어. 간다구.. 그만좀 쿵쾅거려! 귓가가 울려서 미치겠어."
"빨리 나와~ 새 ~~ 디~~"
캐샤녀석... 후다닥 로브를 걸쳐입고, 지난번 밀레스 방어구점에서 세일할때 돈을 조금씩 모아 산
파란신발을 신고 . 문 밖으로 나섰다. 문 밖에는 역시, 캐샤가 서 있었다.
"뭐야 캐샤.. 주임 성직자님이 나를 왜 부르신다는거야?"
"모올라~ 그런데 뭔가 큰일이 있으신가봐. 아침부터 너를 찾는다고 수선이시던데."
"이크... "
역시 내가 기도 안하고 그냥 잠든걸 알고 계신건가봐.. 걱정반, 불안반, 거기에 두려움은 양념.
얼마나 혼날까?.. 아마 주임 성직자님은 한달 내내 세오의 경전을 외우라고 들들 볶으시겠지.
그리고 나는 처참하게 빼빼 말라가면서도, 세오의 말씀을 외우느라 정신이 없을테고.
에휴... 난 죽었다.
.... .....
.... ....
똑똑..!
주임 성직자님의 방문을 살짝 두드린다. 안에서 근엄하고도 낮게, 기품있게 깔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들어오게. "
끼이익...
방문을 조심스럽게 들어간 주임 성직자님의 방 안에는 무거운 공기가 감돈다.
히극... 이건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심각한데. 나 어쩌면 여기서 쫓겨나는걸지도? (글썽)
털컹...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문 앞에 다소곳이 선다. 절대 건방져 보이지 않도록..
시선은 절대 아래로 향하고.. 우선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는거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자네가 이번에, 로톤 마을의 수도원에 잠시 다녀와야겠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뭐가 죄송한가?"
"죄송합니다.... 헉... 네?"
"못들은것 같으니 다시한번 말해주지. 로톤 마을의 수도원에 이 편지를 전달해 주게."
"아.. 그럼 어젯밤에 기도를 하지 않고 잠든것에 대해서 혼내시려고 저를 부른게 아니세요?"
"뭐? 기도를 하지 않았다고? .. 허.. 참.. 어찌 이런 얼빵한 수련사에게 이런일을..."
"네? (글썽)"
"아..아닐세. 혼잣말이니... 어쨌거나 이 편지를 납인 그대로 보존해서 전달해주게"
"그..그런데 레오님.. 저는 보시다시피 약하고, 힐링 마법도 제대로 못쓰는 바보에다가
몬스터를 만나면 다리가 후들거리는 견습 성직자일 뿐인걸요.. "
"자네를 위해 특별히 홀리 스태프를 만들어 뒀네. 자네의 체형에 맞게. 캐샤에게 부탁해서
자네의 방에 놔두도록 했으니.. 나중에 홀리스태프를 무장하고 다녀오게. 그리고 잊지말게,
언제나 신의 가호가 그대와 함께한다는것을.. "
... 끼익.. 털컹...
후와---! 나 정말 숨막혀 죽는줄 알았다고.. 정말 레오가스터님은 무서워..
어.., 그리고 뜻하지 않은 여행이네.. 로톤이라면.. 꽤 멀잖아.. 몬스터가 습격할지도 모르는데..
아.. 괜찮아.! 레오님이 홀리스태프를 준비해 주셨다고 하니까.
.. 내 방에 가보니, 역시 내 체형에 맞게 작게 개조되어 있는 홀리스태프가 놓여져 있었다.
홀리스태프를 잡는순간, 온몸에 신력이 엄청나게 솟구치는걸 느꼈다!!
"크와아아악?!"
이 괴성은 조금 오버.
"휴.. 어쨌거나 대단한 지팡이네.. 근력을 상승시켜주는것도 아닌데.. 힘이 솟다니. 얼른 이 임무를
마치고 일찍 돌아와야지... 그동안 내방이여 안녕..!"
안녕! 하고 내 방에 인사를 하고 돌아섰지만.
그때까지도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날밤, 밤새 내 귓가를 어지럽혔던 정체불명인 연주가의 멜로디가.
내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전주곡이었을 줄이야.
3부에서 계속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