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펫 #13
280 2011.03.24. 14:15


-




그렇다, 펫은 꼬시기는 쉬운여자였지만, 꼬신 다음이 문제인 여자였다.

예쁘고, 섹시하고 도도하면서도 귀여움까지 갖춘 이 여자를 꼬시는 방법은,

좋다고 고백만 하면 된다.

내가 옆에서 지켜본 결과, 펫에게 고백해서 차인 남자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펫은 자신에게 고백하면 금방 마음이 열리는 그런 스타일이다.

하지만, 펫의 문제는 남자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그걸 모르고 들이댔다가, 일주일, 심하게는 삼일만에 헤어지자고 해버리는 남자도 있을 정도였다.

나한테 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나랑 아무리 친하고 친한 친구라지만, 만약 내 여자친구가 친구라는 이름하의 딴 놈에게

팔짱끼고, 팬션가고, 여행가고, 모텔까지, 게다가 매일매일 만나서 술먹고, 앵기고

그런다면 머리털을 다 뽑아버릴 것이다.

설령 둘 사이에 아무런 로맨스가 없다해도, 정말 참아줄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펫의 남자들은 모두 제멋데로인 펫의 성격과, 많은 남자들에 지쳐 떠났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달랐다.

아주 철저하게 그녀를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하기 시작했다.

시간 날 때마다 그녀의 집에 들려 그녀가 집에 있는지 확인하는 가 하면,

식사시간 때 꼬박꼬박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줄 정도로, 그녀를 집에다 박아놓았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문자보내기, 항상 일정한 시간에 찾아가기, 틈날 때마다 가끔씩 얼굴 비추기.

그 남자가 펫의 마음을 꽉 쥐어버린 행동들이다.


하지만, 아마도 의외로 펫이 너무 말을 잘듣자, 지겨워졌으리라.

게다가 펫은 연애 경험도 많고, 술도 좋아하고 춤도 좋아하는 유흥마스터지만,

한번도 남자와 몸을 섞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도도하고 또 순진한 면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첫경험까지 줘버린 그 색기가.

알고보니 바람둥이었던 것이다.


-


아! 진짜 그 색기가 말을 얼마나 잘하는지, 내가 살살 녹는게 느껴지는거야 아주..

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아무것도 못하겠어, 그냥. 응. 응. 대답만하구 말어.


어느덧 그녀와 내가 비운 술병이 테이블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색기 차에서 여자 내리는 거 보고, 내가 빡돌아서 다시 밖으로 나돌아 다니기 시작했지.

복수할라고 남자들도 만나고, 술도 막먹구, 그랬는데,

클럽에서 그 색길 만난거야, 킥킥


낄낄 거리며 술 한잔을 더 털어넣는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 색기가 클럽에서 날 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그러는거야

헤어지제, @@#$%색기 지는 딴여자 쳐 만나고 다녔으면서, 클럽에서 나 한번 본 것 갖고

바로 헤어지자는거야. 난 아직 복수도 못했는데 씨!!!


그녀는 고함치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아무래도 많이 억울했나보다.

그녀는 배신감과, 그 남자와 헤어졌다는 허전함, 섭섭함, 그리고 사랑의 복잡미묘한 심정때문에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녀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계속 말했다.


그리곤 다음날 문자가 와있는거야. 여자친구 생겼으니까 연락하지 말래.

그 다음날부터, 아침에 내가 일어날때쯤에 아침 주러 한번 오고,

점심때 점심주러 오고, 시간 날때마다 틈틈히 보러 오던 사람이 사라지니까

미치겠는거야. 몸에 나사가 다 풀려서 힘도 없고, 자꾸 현관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게되고,

핸드폰은 몇번을 들여다봤는지. 그 색기가 날 이렇게 ㅂ.ㅅ만들고 가버렸어 아 열받아!!


여기서 내가 해 줄 말은 없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겪을 법한 뻔한 연애 스토리이기 때문에,

뻔한 위로보다는 가만히 들어주는게 더 큰 위로가 된다고 생각했다.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물론 그 개색기가 내 눈앞에 있었다면 반쯤 죽여놓고 거기서 또

반쯤 더 죽여놓고 마지막 ㅂ.ㅅ돼버린 반은 펫에게 죽이라고 양보해 주었겠지만,

남자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냥 해프닝 정도일 수 있다고 이해했다.

게다가 펫이 그렇게 사랑하던 녀석인데, 내가 대놓고 그녀 앞에서 그 사람의 욕을 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 색기의 만행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왜 연애경험도 많고, 남자도 많은 펫이, 그깟 뻔한 연애스토리 하나에 이렇듯 펑펑 눈물을 흘리는가.

그것은 그 후의 일 때문이었다.


아주 정확한 타이밍에, 펫에게 그 색기의 개짓거리 이야기를 듣는데, 그 놈에게서 연락이 왔고,

사건은 시작되었다.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