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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Midnight Melody #7
1087 2009.01.20. 19:12


웅성웅성.. 햐.. 이것이 피에트의 명물인 아침시장이구나..! 각 마을 곳곳에서 모인 상인들이

구름같이 몰려있다. 천막을 치고 자신의 물건을 팔고있는 상인이나, 돗자리를 펴 놓고 골동품

같이 생긴 아이템들을 늘어놓고 파는 상인들도 보였다. 그리고 역시 물이 많은 마을이다 보니

사람들이 낚시로 건져올린 물건들도 팔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와..! 굉장해..역시 아침일찍 나오길 잘했네."

"피에트 마을에는 처음 와보는거야?.. 나는 가끔 아르바이트를 하러 이곳에 들르곤 했었지."

"뭐.. 그런데 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돈은 충분해?"

"늑대들을 죽여서 발톱이나 이빨등은 잘 챙겨 뒀어. 끓여먹지도 못할 아이템이지만.. 늑대 이빨은

마기아목걸이의 재료거든. 발톱은 장신구로 쓰이거나 마력의 재물로 쓰이고."

"그럼 일단 그것들을 팔고.. 우리가 필요한건..."

"아마 다시 운디네 마을로 돌아갈때 사용할 간단한 음식이나.. 로톤 마을 지도 정도겠지. 아참,

그리고 너 방어구도 새로 맞춰야겠어. 내 팔찌도 좀 사구."

"응."


다시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니, 와.. 역시 사람은 많아. 물이 있는곳에 마을이 있고, 마을이 있는곳에

사람이 모인다고 하더니.. 항구가 열리고 나서부터 피에트 마을은 동쪽 산맥을 넘지 못하는 상인들이

배를 타고 들어와서 동쪽 물류 유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루어스 시장은 더 대단하다던데.. 일국의 수도이니만큼, 뭐.. 상인들도 구름떼같이 많겠지.

가볼 수 없다는게 좀 아쉽긴 하지만.

마시와 함께 시장 길을 걸으며 물건을 주욱 둘러본다. 상인들은 골목마다 자리잡은채 자신의 물건을

팔려고 소리치고 있다.


"이봐 이봐, 아가씨! 검은 스타킹이 싸게 해서 2천만전이야!"

"싸다~~! 보고 가라구. 루그가 만든 최고의 걸작인 암흑의 목걸이가 단돈 배춧잎 15장!"


어..? 이 세계에 통용되는 화폐와는 좀 다른 이름인데..


"마시, 배춧잎이라는게 뭐야?"

"아.. 그러니까 .. 배춧잎이라는건.. 푸른색의 지폐인데... ... 뭐, 관두자"


이상하네.. 내가 알고 있는 배춧잎은 반찬으로 먹는건데 말야..

다른 배춧잎이 있는 모양이지..

저벅 저벅.. 시장 안으로 걸어 들어가자 점차 많은 상인들이 눈에 띈다.


"어~ 이 아가씨~ 성직자처럼 보이는데, 여기 좋은 지팡이들이 많다우~"

".. 새디, 너 지팡이 하나 골라볼래?"

"어.. 지팡이?"


지팡이만을 팔고 있던 왠 상인이 우리를 불러세우고, 나는 호기심에 지팡이를 둘러보기로 했다.

와.. 지팡이가 이렇게나 많아?.. 하나같이 세련된 디자인에 신들의 이름등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너무 크고 차랑차랑 하잖아.. 무슨 호호 할아버지 다된, 고위 성직자님들이나 쓰는 듯한..


"그래, 아가씨 한번 골라보게. 아차차.. 성직자님께 이거 실례. 성직자님, 한번 보시우. 이번에

새로 나온 "홀리루나" 를 보셨소?.. 이건 뭐 거의 혁명적인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지. 아, 아니면

이건 어때. "홀리솔라" 태양의 힘이 깃든 지팡이지. 뭐.. 실용적이진 않아.

천천히 골라보시라구. 지팡이들은 도망가지 않으니까."

"그런데 상인 아저씨도 성직자에요?"


내 질문에 중년의 그 상인은 살짝 얼굴을 붉혔다.


"아~ 이거야 원. 역시 성직자님의 눈썰미는 대단하시오. .. 뭐, 잠시 교단에 몸담았던적이 있었지.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서 전사로 전직해버렸지. "

"역시 약하게나마 신력이 느껴지네요. 그 부여된 은총의 영속됨에 찬미를.."

"어.. 운디네 신전의 성직자 이십니까?"

"네. 운디네 신전에서 잡다한 일을 맡고 있죠. ... 뭐 아직 정식 성직자는 아니에요. 견습이죠"

"운디네 신전이라.. 운디네 신전의 레오가스터님은 정말 굉장했죠. 저는 타고르 신전에서

수련했습니다만, 교환 수련생으로 운디네에 잠시 들렀던적이 있었습니다. 레오님의 그 막강한

신력은 ... 우우.. 지상에서 신과 제일 가까운 분이 아닐까요."

"헤헤.."


레오님을 칭찬해주니 나까지 칭찬받는 느낌인걸?.. 그래도 내가 항상 보던 레오님은 수련생들에게

따뜻하게 웃어주고 .. 뭐.. 경전같은걸 공부할때는 굉장히 무서웠지만.. 어쨌거나 마이소시아 대륙에서

손꼽히는 고위 성직자이신 만큼 실력도 뛰어나셨지.


"어쨌거나~ 뭐 세월은 흘러.. 전사인 이 몸도 지금은 잠깐잠깐 상인의 일을 하고 있는거죠.

바쁘지 않으시다면 물건이나 좀 보고 가시구려. 같은 신도를 걸었던 성직자님이니 만큼 싸게

드리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레오님께서 지팡이를 하나 주셨었어요. "

"레오님께서?"


뒤적뒤적.. 나는 내 품안에 고이 품어놨던 홀리스태프를 꺼내들었다. 레오님이 출발하기전에 이

지팡이를 주셨었지. 처음 이 지팡이를 잡았을때 놀라운 힘이 느껴졌구..

홀리스태프를 꺼내서 상인에게 건네준다. 이리저리 만져보던 상인의 표정이 점차 놀라움으로

변해간다.


"아니... 이거... 기존의 홀리스태프 규격과는 좀 다릅니다만.. 기존의 홀리스태프보다 더 많은 신력이

깃들어 있군요. 이건 레오님이 직접 만드신건가요?"

"글쎄요.. 그냥 저에게 맞게 개조해 놓으셨다면서 주셨어요."

"개조 했다라.. 그럼 이것도 원래는 정상적인 크기였겠군요.. 정상적인 크기에 이정도의 신력이라니.

누군가 굉장한 성직자가 사용했던 모양입니다."

"굉장한 성직자..라면 레오님이 사용하시던 물건일까요?"

"아뇨.. 레오님은 줄곧 "이아의은총" 만을 사용하셨으니 이 지팡이를 쓰진 않으셨을겁니다."

"그래요...?"

"어쨌거나 이런 좋은 지팡이가 있으시니.. 제가 팔려고 내어놓은 물건들이 무색해지는군요."


누구것이었을까?.. 이 지팡이는.. ..

품안에 넣어두기만 했지만.. 아직 내가 마땅히 성직자라는 이름을 걸고 대륙을 돌아다닐만큼 실력있는

성직자가 아니라서... 어쨌거나 내 지팡이를 사는것은 관두기로 했다.

레오님이 주신 물건이 최고지.. 웅.웅..

마시는 아까 전부터 곰곰히 나와 상인의 말을 듣고만 있다가, 자리를 뜨고 나서야 입을 천천히 뗐다.


"뭐야.. 너 굉장한 물건을 갖고있었네?"

"후후.. 나도 사실은 잘 몰랐다구. "

"그럼, 이제 내 팔찌나 좀 보러갈까?.. 루어스의 해저에서 잡아올린 상어로 만든 고급 상어

가죽팔찌가..."


퍽!!


그때 마시 앞으로 누군가 강하게 밀치고 지나간다. 뭐야, 좁은 거리에서 난폭하게시리..


"뭐야!! 이자식 좁은 거리에서!"


마시는 역시, 내가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을 말로 잘 표현한다.


" ... ..."


마시에게 부딪혔던 그 남자는 검은 두건을 머리 끝까지 푹 눌러쓴채, 검은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어라.. 저 복장은?

타닥!!

갑자기 검은 복장의 사내가 뛰어서 달아난다.


"뭐야, 내가 너무 윽박질렀나?.. 그냥 부딪힌것 뿐인데말야.."

"마시.. 뭔가 수상하지 않아?"

"응?"

"...검은 두건에 검은 복장.. 그리고 너와 부딪히고 황급히 사라지는 저 폼새.."


나의 말에 들어있는 뜻을 알아챘는지.. 마시의 안색이 창백해진다.

그리고 마시는 자신의 몸을 강하게 더듬기 시작했다.


"없어졌어!! 늑대이빨과 발톱을 넣어둔 주머니가!... 그리고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돈도!"

.....

소매치기에게 몽땅 털렸다.! ... .

아 아.. 앞으로 어쩌나... 배도 탈 수 없게 돼버렸어...



8부에서 계속 (내일 계속됩니다.)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