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그자식 꼭 잡고야 말겠어!!"
"완전 무리야... 이 넓은 피에트마을을 다 돌아볼 생각은 아니겠지?"
"으아!! 내가 이놈을.. 잡기만 해봐.. 일음지를 갈겨버릴테다. "
"우선, 아까 그 성직자에서 전사로 전직했다던 상인 아저씨에게 돌아가보자. 이 마을에서 오래
물건을 파셨으면 뭔가 단서가 될만한걸 알려주시지 않을까?.."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피에트 마을 시장 한복판에서 검은 두건의 사내에게 소매치기 당한 우리는, 터벅 터벅 지친 걸음으로,
다시 시장 바깥쪽으로 돌아 나와야 했다.
그리고 저 먼발치에, 아까 만났던 전직 성직자였던 상인이 계속 지팡이를 팔고 있었다.
그 상인은 멀리서 우리가 오는것을 지켜보더니, 말했다.
"어, 뭐야.. 성직자님. 제 지팡이는 이제 필요없으실텐데.. "
"아뇨, .. 저희 시장을 지나다가 소매치기 당했어요.. 그래서 가진돈을 몽땅 잃었어요."
"허.. 저런. 초보 모험자들이 쉽게 당하는 일이죠. 도둑들은 모험가들을 잘 노리거든.."
"어떻게 도둑들이 훔쳐간 물건들을 찾아낼 방법은 없을까요?"
"허~ 이런.. 아무래도 오늘 장사는 다한것 같군. 우선,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가서 얘기합시다.
마침 아침 식사 시간도 되었고 하니."
"그러고 싶지만.. 저흰 돈이.."
" 뭐, 아침식사 정도는 이 무풍이 대접해 드리지. 걱정 마시고 갑시다. "
... ...
... ...
시장과 식당은 가까운곳에 있었다. 뭐, 이곳도 여러 마을의 상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인가보네.
실내 디자인은 나무로 깎아 만든 벽 장식들과 테이블, 식탁등으로 상당히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다.
역시 식당에는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모여든 상인들과 모험가들이 북적이고 있다.
무풍이라는 지팡이 상인과 우리는, 한쪽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무풍은 짐을 옆칸에 덜어서 풀어놓고, 우리를 보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대체 어떤 물건들을 도난 당했소?'
".. 늑대발톱과 늑대이빨이 든 주머니 하나와, 오십만전이 든 돈 주머니 하나에요."
" 거 ,참.. 늑대들을 사냥하셨던 모양이오?"
"우드랜드를 지나던 중에 잠깐 전투가 있었죠. 그때 얻은 물건들이에요. 오늘 아침 시장에 내다팔아서
돈으로 바꾸려고 했었는데 말이죠.."
"보통, 이것은 알려지지 않은 말이지만.. 상인들 사이에선 별의 별 이야기가 다 떠돈단 말야.
각 마을마다 『도둑 길드』 라는것이 존재하는 모양이오.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그 마스터는
누구인지 다른 정보는 전혀 없지만.. 존재한다는것 그것만큼은 확실한 모양이야.. 아마 이런 큰
시장에서 도둑 영업을 하려면, 길드에 상납해야 하는 상납금도 있겠지. 아마 그 상납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자네들의 물건을 훔친 도둑은 암상인을 찾아가지 않을까?"
"암상인이라면..?"
"뭐, 피에트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 훔친 물건이든 뭐든 상관없으니 모두 사겠다는 이들이지.
확실히 제대로 된 값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일단 팔려는 사람들은 돈이 필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럼 피에트의 암상인은 어디에 있죠?"
.... .... ....
.... .... ....
그 무풍이라는 성직자로부터 , 암상인이 있다는 장소를 알려받은 마시와 나는 그곳으로 찾아가기로
했다. 골목을 돌아, 왼쪽 3번가의 정면에 보이는 방어구점에서 .. 세발자국.
다시 세발자국 움직이고 뒤를 돌아봤을때 보이는 도구점의 2층. 무슨 설명이 이렇게 복잡해..
"저긴가?"
"응. 아마 저긴가봐.. 올라가보자."
탁 탁.. 끼익.. 삐걱... 문 정말 낡았다..! 살짝 밀었는데 부서질것 같아.
2층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퀘퀘묵은 냄새가 코를 찌른다. 우와.. 숨막혀.. 이 먼지는..?
마시도 얼굴을 살짝 찌푸린채로, 카운터가 있는곳으로 걸어간다.
"여기 누구 있습니까?"
" .... ...."
"여기 주인 없소?"
"... 켈록.. 누구시오?"
카운터의 안쪽에서 걸어나온것은 상당히 굽어보이는 등에, 이마엔 주름이 가득 진 노인이었다.
"뭣 좀 여쭤보려고 찾았습니다만... "
"아..그래. 반갑수... 난 이곳의 주인인 어시스라고 하지. 한때 대륙을 질타하던 도적이었지만 말야."
"아..그러니까 뭣좀 여쭤보려고..."
"히힉! 그러니까 그건 내가, 아직 동쪽대륙에서 활동할때의 이야기인데... 굉장했지!! 자네도
봤어야 했어!"
마시는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나를 보며 살짝 말했다.
"새디, 이 노인 아마 및친모양이야..."
" ... 으.. ..그래보여... "
마시는 다시 고개를 돌려 어시스라는 노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번에는 목소리에 약간 힘이 실려있다.
"우리를 놀리려는 생각이라면 관두쇼!! 늑대발톱과 늑대 이빨을 팔러 온 도둑이 있었습니까?"
"히힉.. 늑대... 늑대들은 항상 굶주려 있지.. .. 하지만 나는 굶주린 늑대들을 줄곧 두드려 잡았단
말야.. 가죽방패나 가죽각반이 나올땐 아주 횡재한거였지..."
"... 이 노인이...!"
마시가 그 노인의 멱살을 잡으려고 했을때, 삐이걱.... 문을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우리의 뒤에서
누군가 들어왔다.
검은 두건을 머리 깊숙한곳까지 눌러쓰고.. 검은 망토를 두른...?
".. 이봐요. 어시스.. 팔 물건이 좀 있어서 왔..."
그 사내는 우리를 보더니 동공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마시도, 그 사내를 보고 놀란듯이 외쳤다.
"야!! 너!! 그 소매치기!"
"칫.. 오늘 일진이 사나운데.."
휘릭! 다시 그 검은 망토의 사내가 뒤돌아서서 문으로 튀어나간다. 휘잉!! 와.. 빨라!
발이 빠르니까 아마 도적을 했었겠지... 서적에 의하면, 저건 "라이트닝 무브" 라는 기술이었지.
3써클 이상의 경지에 오른 도적들만이 사용 가능하다는.. 아니.. 3써클이면.. 굉장한 실력인데?
4써클의 마시가 소매치기 당한것도 전혀 이상할것이 없어...
슈슉!!
마시의 몸도 번개와 같이 움직인다. 와! 마시도 정말 빠르다!!
마시는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내게 큰 소리로 소리쳤다.
"새디!! 마을 여관에서 만나자! 나는 저녀석을 잡아서 갈테니까"
"뭐- 어?.. 어..어라?"
콰당!!
문이 거칠게 닫히고.. 거칠게 닫힌 문때문에 먼지가 펄럭이며 날린다. 켈록..켈록..
뭐야.. 이제 가게 안에는 나와 어시스라는 노인만이 남았다.. 저 노인 왠지 싫어.;..
곁눈질로 살짝 살펴보니, 어시스라는 노인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아-! 눈이 마주쳐버렸어... (글썽)
"이히힉! 그러니까 그건.. 내가 콜로세움에 가서, 전광석화와 같이 기습을 날려서.. 아이스티 라는
녀석을 없애버렸지.. ... 히힉!"
"뭔소리야 대체.. "
마시와 여관에서 만나기로 한 나는.. 뭐 약속도 아니었지. 마시는 무조건 소매치기를 잡아오겠다고
말했으니.. 혼자 터벅 터벅 여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관의 로비에 혼자 앉아, 마시를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정말!! 오늘 내로 배는 탈 수 있는거야?!"
9부에서 계속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