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사랑하는 뽀르뚜가. 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中 제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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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둠. 옛날 어둠. 옛날 어둠 】
어둠의전설이 상용화된지 10년이 넘은 지금,
어둠의전설은 이제 Classic(고전) 게임이 되어버렸고,
유저들 사이에선 항상 옛날 어둠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옛날엔 이랬지.."
"예전엔 이래서 좋았지.."
"그때가 좋았지.."
나 역시, 이젠 올드 아닌 올드 유저가 되어버렸기에,
예전 어둠의전설에 대한 추억과 향수는 너무나 그립게 느껴집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예전처럼 즐길 수 있을까..?"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이 재밌었는데.."
하지만, 이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있습니다.
게임 시스템을 그 옛날 어둠으로 패치를 한들,
시간을 돌려 나를 그 시간으로 되돌려놓는들,
이제 나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지난 수년간 나는 이 곳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입니다.
알콩달콩 재미있는 그룹사냥 보다는 한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경험치의 숫자,
힘들게 게임상에서 피땀흘려 모은 아이템 보다는 만원으론 어둠돈을 얼마만큼 살 수 있는지,
항상 따뜻해보였던 어둠의전설의 정 보다는 메말라버린 사람들의 인심과 이기주의,
이런 한심한 것들 말입니다.
그것은 "꼭 알지 않아도 될 것" 들이었으며,
난 그런것들을 차츰차츰 배워가며,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처럼, 슬픈 현실에 눈을 뜨고 철이 들고 말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린시절
난 이 게임안에서 해보고 싶은 것도 참 많고,
꿈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억세게 운이 좋았던 나는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추억들을 만들며
많은 꿈과 환상 속에서 참 행복한 시간들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 이제 나는 결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내가 어둠의전설을 살아오며 받았던
과분한 배려와 과분한 사랑들.
그것들을 다시 돌려줄 수는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이 어둠의전설 내에서 꿈과 환상을 그리며 아웅다웅 살아가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그 꿈과 환상이 깨어지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늦게 깨어지도록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역할말입니다.
그것은 나에게 꽤나 슬픈 일입니다.
예전 올드유저분들이 주시던 사랑과 정성을 받고
자랐던 철부지 꼬맹이였던 내가
이제는 그분들에게 받았던 사랑과 정성을 다른 유저들에게 나누어주는
어른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옛날 그 시절, 내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주시고, 도움을 주셨던
그렇게 휘양찬란하고 화려해만 보였던 그분들은
어둠의전설내에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어 불행해져버린
철이 든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
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