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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Midnight Melody #20
960 2009.01.25. 12:42

배의 마스트로 나가 보니, 겁에 질린 사람들이 우왕좌왕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앞으로 거대한 촉수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배를 막고 있는건 ..


"크..크라켄이다!!"


누군가의 비명, 정답!

뒤따라 나온 마시와 람다는 크라켄을 한번 보더니 각자의 무기를 꺼내든다.

나..나도! 이제, 이 스태프의 사용법을 알게 된 이상 후후. 짜잔!

지난번에 피에트 던젼에서 강력한 홀리볼트로 (드뉴씨도 놀랐었지) 힘을 썼다 이거야.

내가 스태프를 꽉 쥐고 헤헤거리며 웃고있는걸 본 마시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정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보통의 크라켄이 아닌데 .. 보통의 크라켄은 2.5 m 정도로 인간보다 약간 큰 정돈데 이건..

거의 괴수급인데?"


그..그런가? 뭐.. 나도 실제의 크라켄을 보는건 이번이 처음이고.. 그나저나 위험하진 않을까.. 배가

침몰하면.. 난 헤엄도 못치는데.

그런 걱정을 하고 있던때에, 뒤에서 조용히 무기를 손질하고 있던 선영이가 말했다.


" 뮤레칸 때문이군요."

"응..? 아..! 바다에도.. 뮤레칸의 영향이 미쳐서.."


그래, 그러고보니 우드랜드에 요정들도, 평소에 그 온순하던 성질은 사라지고 우리를 공격했잖아.

크라켄들도 그럴수도 있겠지?

우리의 시선이 다 선영이에게로 쏠리자, 선영이는 다시 부끄러운듯 고개를 푹 수그리고는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그...그러니까.. 보..보통의 크라켄보다 큰거에요..."

"그런가. 그런데 크기를 봐선, 뮤레칸의 힘을 이만저만 받은게 아닌것 같은데?"


우리가 이렇게 시끌벅적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크라켄은 이리저리 촉수를 날려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 안돼! 더이상 시간을 끌어선.


"마시, 람다! 우선 저녀석을 막고 보자구! 사람들이 ...!"

"좋아! 몸좀 풀어볼까"

" 후우- 나는 피에트 던젼에서 활약도 못했다고! 내가 해치우겠어!"


후후.. 왠지 뿌듯한데. 그렇게 든든한 두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선영이가 앞으로 성큼성큼

나간다. 에엑? 아무리 5써클의 전사라지만.. 지금까지 본 선영이의 이미지로는 우드랜드의 뱀 하나

잡기도 버거워 보였는데..

선영이는 골든플레이트 갑옷(반짝거려서 예뻐!.. 순금이야?) 을 철컥이며 앞으로 걸어나간다.

그리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푸른 빛의 검을 채앵! 하고는 꺼내 들었다.

푸르스름한 빛의 그 검은, 손잡이와 .. 검신이 일체형으로 돼 있었는데 손잡이 부분에는 새.. 가 그려진

구슬이 중앙에 박혀 있었다. 선영이가 꺼내드는 칼을 보고 , 가장 먼저 입을 연건 역시 경험많은

마시였다.


"저 검은.. “피닉스 크로어” 군. "

"으응? 굉장한 검이야?"

"옛날에 피터팬이라는 기사가 사용하던 검이야. 지금 피터팬은 은퇴해서 밀레스 주점에서 술이나

퍼마시고 있지만.. 후계자로 선영씨를 선택한 모양이군. 대륙에서 제일 강한 검들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지. "

" 그럼 저 중앙의 구슬에 새겨진, 새는?"

" 새라구? 으이구! .. 저게 피닉스 라는거야. 불사조, 영원함, 순수한 정의의 상징 같은거지 "


화아.. 그렇게 대단한 검이야? 어떻게 생각해보면, 내 주위엔 항상 대단한 사람들만 모이는거 같아..

여행이란건 항상 이런건가?

선영이가 매서운 발걸음으로, 크라켄 앞에 마주 선다. .. 지금까지의 선영이의 모습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용감해 보여.. (글썽) 나라면 저기까지 가기도 전에 기절했을꺼야.

마시와 람다는 그런 선영이를 보며 서로 돕겠다며 튀어나갔지만..

크라켄 앞에 당당하게 선 선영이는, 갑자기 얼굴을 치켜들고는 말하기 시작했다.


"바다의 왕, 크라켄 이시어. "


마...말을 걸고 있어? (콰당)

람다와 마시도 멈칫, 멈추어 서서는 그 희안한 광경을 지켜보고만 있다.

당최, 저런 괴물에게 이성적으로 대화를 시도할 수 있는 배짱있는 기사가 얼마나 될까.!

크라켄은 선영이의 말을 듣고 놀랍게도 마구 휘젓고 있던 촉수를 가만히 허공으로 띄워올렸다.

여차하면 칠셈인가.. 저녀석!


'.... ..... 누구냐!'


으헤헤헥!! 마...말했다?!

아...아참.. 그러고보니 피에트 던젼에서 만난 괴물들도 말을 했었지. 뮤레칸의 영향을 받으면 지성이

발달하는 걸까?.. 아무리 그래도 조음기관이나 발성체계 라든가.. 언어와 문자가 발달 돼 있지

않아서 .. 아니 그것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교육기관의 부재로 언어의 후대 전수가 불가능 한데다가

기록 매체가 없기도 하고...

내가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는 도중에, 선영이와 크라켄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 어째서 입니까? "

'... 뭐가 말이냐'

" 어째서, 공격하는 것입니까?"

'이놈!!! 나에게 이유를 묻고 있는것이냐! 건방지구나!'

" 말해주실 수 없습니까? "

'닥쳐랏!'


크라켄이 갑자기 광분해서, 선영이에게로 그 거대한 촉수를 휘두르기 시작한다..!


"안돼!"


나의 비명. 그리고 나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사람들의 탄성소리..!

에..? 탄성소리?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크라켄의 촉수가 뎅겅 잘려, 배의 바닥에 뒹굴러 다니고

있다. 으엑? 잘라냈어?

그리고 다시, 성큼 성큼, 크라켄에게 다가가서 ...

푸후화아악!

우..우왓!!

갑자기 선영이의 몸에서 붉은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그것은 공중에서 새, .. 아니

피닉스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칼을 두손으로 가로모아 쥐더니 갑작스럽게 뛰어든다?

크라켄은, 다른 한개의 촉수로 선영이를 밀쳐내려 했지만, 고개를 살짝 숙이고 접근하는 선영이를

미처 막진 못했다. 그리고, 크라켄의 품으로 깊숙하게 파고든 선영이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먹더니 이내, 칼을 휘둘렀다.

... 흰 빛이 선영이를 감싸며 빛난다고 생각될 때,

콰과과과과과곽!!! 갑자기 몰아치는 엄청난 광풍!

크라켄의 몸체가 사방으로 튀며 분쇄되기 시작한다. 투과과곽! 퍼퍽!!

우...우와?


"크래셔.. ?"


마시가 입을 쫘악 벌리곤 그 광경을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다.

크래셔..? 저 기술이 크래셔 인가?

3초 정도 몰아치는 광풍에 의해 갈갈히 분쇄되던 크라켄은

푸르스름한 피를 흩뿌리며 서서히 바다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하..한방에 보냈어..!..


에.. 응. -?.. 방금 크라켄이 뭐라고 중얼거린 것 같았는데. 기분탓인가..?

크라켄이 완전히 가라앉고.. 푸른 피를 뒤집어 쓴 선영이가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제서야 정신이 퍼뜩 들었던지, 람다와 마시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서..선영씨!"



21부에서 계속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