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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Midnight Melody #30
1038 2009.01.28. 12:57

거대한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마력, 로그스는 그자리에 얼어붙어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레오가스터는 눈을 크게 부릅뜬채로, 멍하니 드래곤뉴트를 바라보고만 있었고 써니 또한 고대

문헌에만 기록되어 있는 전설의 몬스터를 실제의 두 눈으로 보는 순간 굳어버렸다.

멀리서 쿵쿵 거리며 다가와, 인간 셋 - 그리고 그에 대적하고 있는 방패를 든 몬스터를 본 드래곤

뉴트는 고고한 음성으로 세 사람의 귓가를 진동시켰다.


'인간?- 겁도 없구나! 여기가 어디인줄 아느냐?!'

"크... 크헉!"


고막을 찢을듯한 엄청난 소리, 그리고 그 소리에 실려 오는 살기는 숨이 멎을 정도로 강력했다.

이제 로그스와 레오는 풀썩,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방패를 들고 있던 정체불명의 몬스터도

드래곤 뉴트의 살기에 눌렸는지 뱀 앞에 놓여진 쥐 마냥 덜덜 떨고만 있었다.

그러한 광경을 지켜보던 드래곤 뉴트는, 다시 주위를 한번 쓰윽 훑더니 다시 외쳤다.


'두발로 대지를 걷는 생물들이여!! 그 걸음을 멈춰라! 입으로 숨쉬는 자여, 그 숨을 멈춰라! 적룡굴의

주인인 나, 뉴트가 명령한다. 너희들을 당장 이자리에서 찢어죽이지 않는것에 감사해라.

꺼져라! 그 더러운 발을 이곳에 디디지 마라. '


콰앙- 콰앙!

적룡굴 전체가 쩌렁쩌렁하게 울리정도의 호령, 방패를 든 몬스터는 그 기세에 눌려, 슬금슬금 뒤로

도망치고 있었다. 로그스와 레오가스터도 정신이 번쩍 들었던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황급히

뒤로 돌아서서 입구를 향해 도망쳤다. 아니, 도망치려고 했다.


"써니!"


그 살기등등한 드래곤 뉴트의 호령에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저벅저벅 걸어 나가는 써니.

레오와 로그스는 써니가 뉴트의 살기에 정신이 돌아버리지 않았는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로그스가 써니의 팔을 붙잡고 다급히 외쳤다.


"기다려! 써니- 지금 제정신.. 어..?"


로그스가 본 써니는 단단히 화가 난 표정이었고, 그 표정에 당황한 로그스는 그만 써니의 팔을 놓쳐

버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레오는 다시 되돌아와 로그스의 어깨를 짚었고 그 둘은, 써니가

드래곤뉴트의 앞으로 성큼, 걸어가는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써니!?"


탁.. 드래곤 뉴트 앞에 정면으로 선 써니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 쉬더니 드래곤 뉴트의 그 호령에

질세라 큰 소리를 외쳤다.


"야!! 이 덩치만 큰 멀대같은 녀석아! 네녀석이 뭐라고 하든간에, 우리는 여기서 할일이 있단 말야!

네가 당최 뭔데 우리를 오라 가라 명령하는거야! 지금 말해두겠는데,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이아님밖에 없다고오!! 알아들었냐? .. 씩 씩.."

' .... .... '


드래곤 뉴트가 써니의 외침에 잠시 멈칫 한다. 로그스와 레오는 여차하면 써니를 들쳐엎고 뛸 생각

으로 바로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그 둘이 예상한- (즉, 광분한 드래곤 뉴트가 써니를 한입에 덥썩

물고 한입에 꿀꺽 한다든지 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만히, 써니를 지켜보고 있던 드래곤 뉴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인간, 성직자 인가. '

" ....? "

'그렇군..하핫.. 어쩐지 봉인이 풀리고 이상한 일들이 겹겹히 일어나더니.. 언젠가 이런날도 오리라고

예상하고 있었지. 이것도 신이 만들어 놓은 운명의 장난인가-?'

"무..무슨소리- ?"

'내가 이곳에서, 적룡의 봉인을 지킨지가 2천 5백년 째. 올해로 그 봉인이 풀리고 나의 사명도 끝났다.

하지만 난 이곳에 인간이 들어오는것을 허락치 않는다. 적얻 이곳은 우리 몬스터들 에게는 신성(神聖)

의 땅임에는 틀림 없으니까. '

" ... "

'보통의 인간보다 신에 근접해 있는 그대들이, 이곳을 찾았다는 것은.. 그대들과 나의 만남이 신의

운명적 장난에 의해서 였다라고 밖에 설명되지 않는군. '

"그..그래서?"

'너희들을 죽이지 않은것은, 알량한 자비심 때문이 아니야. 이제는, 지성을 가진 몬스터들도 그

무자비한 인간에 대한 폭력행위를 중단해야 될 때라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뮤레칸의 힘이 서서히

태동하고 있다. 뮤레칸이 완전히 부활하면, 몬스터들은 자아를 잃고 다시금 인간들과 무한한 시간동안

반목을 계속하며 싸워가겠지. 지금까지 그래왔던것 처럼.'

"뮤레칸? .. 아니 그것보다.. 그렇다는 얘기는.."

'나는, 현존하는 몬스터 중 최고의 지성체로서, 너희들에게 제안한다. 나는 인간을 더 알고싶고 인간에

대해서 아는것이 우리들의 끝없는 전쟁을 종식시키는것에 이로우리라고 생각한다. 어떤가, 나를

인간들이 사는곳으로 함께 데려가 주는것이?'

"너..?"


드래곤 뉴트는 상상도 할 수 없을정도의 이야기를 해 왔고 그 얘기를 듣고만 있던 레오와 로그스는

그저 멍하니 써니와 드래곤뉴트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 머릿속에서 이야기가 정리가 됐던지, 레오가 써니와 뉴트를 향해 외쳤다.


"그건 불가능해! 넌, 보통의 인간 이상의 마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하더라도 주위의 인간들과 절대로 어울릴 수 없어!"

"맞아, 그리고 고위급의 성직자라면 네가 몬스터 라는것을 쉽게 눈치 채버릴걸.."


로그스가 거들자, 드래곤 뉴트는 다시 말을 잃었다. 그때, 써니가 그 둘을 돌아다보며 외쳤다.


"아니, 방법은 있어. 직접, 우리의 신력을 불어넣으면 돼. 그 신력을 외부로 표출시키고 마력을

내부로 응축시키면- "

"그런..? ..들어본적도 없어..마력과 신력은 항상 공존할 수 없다는것이 이 세상의 법칙이야. "


레오가스터가 써니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지만 로그스는 그 써니의 얘기에

고개를 잠시 푹 수그리고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번쩍 쳐들며 얘기했다.


" 아니, 가능할지도 몰라. 드래곤뉴트가 가지고 있는 '마력' 이라는건 오히려 순수한 자연력에

가까우니까.. 우리의 신력을 그에 조율해서 불어넣으면 써니의 말대로...... 가능할지도 몰라."

"그래도 마력은 마력, 보통 힘든일이 아닐텐데..."

"레오, 우리가 언제 포기한적이 있었지?"

"... 너-!"

"할거야 말거야?"

"..... ... 칫.. 이래서 내가 너를 싫어한다니까. "


그 모습을 보던 써니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부드러운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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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해서, 뭐.. 인간과 몬스터 사이의 교류 사절같은 입장으로 드뉴가 인간사회에 넘어올 수

있었고.. 당시의 우리 셋과도 각별한 사이였었지. 그러는 통에, 친구가 된것이고. "


와와.. 꽤 긴 이야기였다. 결국, 생각해 보자면.. 이성을 가진 드뉴씨가 자칭해서.. 인간 사회화의

동화를 요청한것이고.. 이번 뮤레칸의 부활로 인해 몬스터와 인간들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것을

막기위해 우리를 돕고 있는것..?


"드뉴씨를 한순간이지만 미워했던 내 자신이 한심하구나.. 으앙, 나같은건 내 욕심만 생각하구.."

"뭐..뭐야..? 무슨일이 있었던거니?"

"훌쩍,. 아니에요... "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 내가 '신의 악보' 를 연주해야 할 이유가 더 명확해 지는 것 같아 어깨가

무거워 지는걸.. 몹들과 인간, 모두들 구하는 선택이란 말이지.. .. 에구구


"새디?.. 이제 벌써 이런시간이구나. 푹 자두지 않으면 내일 산맥을 오르는 도중에 피곤할거다.."

"에엑- 벌써 자라구요?.. 아 -! 그렇지.. 더 듣고싶은것이 있는데.. 아빠와 엄마가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에 관한 거라든가..."

" - 큭.. 그..그만!"

"에-? 뭔가 있나보네요~헤에? 괜시리 더 궁금해 지는데-"

".... ....음 "


아빠는 울것같은 표정으로 추욱 늘어졌고, - 후, 이래서 착한딸이 되는건 어렵다니까..


"농담이에요! .. 이제 잘테니.. 아빠도 얼른 주무시러 가보세요. 오늘 하루종일, 힘드셨잖아요."

"... 그래, 그럼 푹 쉬거라. 내일 아침에 .. 다시 데리러 오마. "

"빠잇- 굿나잇!"


.. 끼이익.. 덜컹..

아빠가 나가고, 잠시 텅 비어버린 아빠의 자리가 너무 커 보인다. ...

싫어,.... 혼자 있는건 싫어... ...

하지만 난 강한 아이니까.. 혼자라고 해서 울진 않아. ... 훌쩍.. ... 안...울어...


...
창가로 스며든 달빛이, 조용히 내 눈가에서 떨어져 내리는 눈물을 스치듯 비춰 주었다.

이제, 아빠와도, 마시와도, 람다.. 그리고 운디네 수도원에서 같이 수련하던 친구들 모두

내일이 되면 불 수 없겠구나.

...
이제 안녕- 안녕,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복했어, 모두들..


나는 그렇게, 울다 지쳐 소리없이 잠들고 말았다.



D-Day...


31부에 계속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