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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Midnight Melody #31
939 2009.01.28. 13:00

<D-Day>

똑똑-
누군가 작게 두드리는 노크소리에, 나는 거짓말처럼 눈을 번쩍 떴다. 문 밖에 서 있을 사람이 누군지는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아마 아빠겠지.. 마지막 단잠을 이루고 있는 나에게 .. 아빠는 문을 두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마 한참을 고민하셨을거야. 이제 괜찮은걸. 아빠도 참..


"... 일어났어요. 들어오세요"


덜컹,

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들어온것은, 역시 아빠였다. 휴, 어제 밤에 조금 울었는데..

내 눈이 붓지는 않았을까? - 아빠는 조용히 문을 닫더니 내 곁에 섰다.


"드디어.. 떠나는 날이구나. "

" 네. 전 준비 돼 있어요.."

"밖에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단다. 너희 친구들도.. 나는 여기에 남아서, 힘을 보태야 할 듯 하니..

너를 도와 산맥을 따라 올라가지 못하는게 아쉽구나.. "

"헤헤, 괜찮아요. 이제 애가 아니잖아요. 그것보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저, 빨리 준비하지

않으면.. "

" ... 이렇게... 다시 만났는데... ... 또다시 헤어져야 한다니... 크흑 "

" .... .... "


아빠는 고개를 떨구고, 눈가를 손으로 가리며 흐느꼈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니, 나도 울컥 하고

눈물이 솟구쳤지만- 안돼, 마지막은 웃어야지.


"아빠, .. 울지마세요.. 웃으면서 떠나갈 수 있게 해주시겠어요...?"

"크흐..흑.. ..... "

" ... 아빠..."

"..크.... 미안하구나.. 내가 .. 어른답지 못하게.. 후......"


아빠는 눈가를 소매로 거칠게 비비더니, 활짝 미소지었다. 헤- 웃으니까 더 보기 좋잖아요.

나도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바보같이 헤벌쭉 웃어주었다. 아마 아빠에게 보이는 마지막

미소겠지만.. 그걸로 족해. 난- 아빠를 만났고, 아빠를 용서했고, 이제 아빠를 사랑하니까..

두 부녀가 바보같이 서로를 바라보며 헤헤- 웃고있는 모습을 보면 다들 참 재밌어 할텐데.


♤♤♤ ♤ ♤ ♤


내 방에서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나는 아빠와 함께 종전의 그 중앙홀로 향했다. 3일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지내며 나를 기다렸겠지. 후하- 이거 또 새삼스럽게 긴장되네, 에헤헷~

중앙홀의 단상으로 나아가자, 역시 사람들이 웅성웅성 많이 모여있다. 그리고 오른쪽 옆에는 제복을

갖춘 마시와 람다들이 질서 정연하게 서 있었다.

나를 중앙 단상까지 안내한 아빠는, 뒤로 물러났고.. 단상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계시던 로톤의

주임 성직자님께서는, 기침소리를 흠, 하고 내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 여러분! 오늘은 드디어 루딘 산맥으로 우리의 희망을 올려 보내는 날입니다. 선택받은 자, 새디양과

그의 동료들이 그 어떤 위험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대륙을 구하기 위해 쇄신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용감한 용사들에게 찬사와 더불어 힘을 보태야 할 것입니다. 전원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며. 박수로서 이들을 전송합니다. "


말이 끝나자 마자,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박수소리. 짝짝짝짝- 하.. 전원의 무사 생환이라..

나는 빼놓고 말이지. .. 모두들 모르겠지만 말야 .. - 모두가 모르는 비밀을 나만 알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자 조금은 우스워 졌지만. 박수소리가 중앙 홀을 가득 메우고, 잠시 목을 가다듬은 로톤

주임 성직자님이 다시 말했다.


" 용감한 루어스 본국의 무도가 마시, 음지에서 빛을 지향하는 도적 람다, 타고르의 자랑인 전사 선영,

그리고 마법사 드뉴가 새디양과 함께 할것입니다. "


자기의 이름이 거론될때 마시와 람다가 움찔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

제복이라- .. 꽤 멋진데?

한 성직자가 내게 다가와, 람다들이 있는 1층의 홀로 안내해 주었고 나는 3일만에 다시 마시들과

직접 대면할 수 있었다. 후아- 3일만에 보는데도 무지 반가워!


"마시, 람다, 선영아, 드뉴씨.. 함께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내 말에 드뉴씨는 표정이 살짝 굳었지만.. 다른 동료들은 모두 제각각 내 말에 대한 응답을 해주었다.


" 크흥.. 뭐.. 로톤까지 함께하긴 했지만.. 아직 난 새디 네 보호자라고. . "

" 여기까지 와서 깃발 한번 날려야, 대륙 방방곡곡에 이 람다님의 이름이 퍼질꺼야..하하"

" .... 우린 친구니까..."


조- 오아! 든든해!

그렇게 모두들과 다시 만난 후, 우리는 안내하던 성직자의 인도에 따라, 다시 로톤 수련원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잘 다녀오라는 격려의 말을 한번씩 돌아가며 들은 후 (레오님과

아빠는 서로 부둥켜 안고 서로를 토닥여 주는.. 정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우리는 너무나 오래

기다렸던, 루딘 산맥으로 향했다. - 북으로 , 북으로..!



32 부에서 계속 (내일)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