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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Midnight Melody #35
1051 2009.01.30. 14:58


다시 우리가 걸음을 재촉한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저 멀리에 산맥의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드뉴씨는 적의 추격이 없는지 뒤를 확인하면서도 앞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다 왔습니다. 시간은.. 아슬아슬 하겠군요.. 쿨럭,,"

"드뉴씨, 많이 힘들지 않으세요?.. 역시 아까 너무 많은 마력을 써서... "

"아뇨, 괜찮습니다. .. 그저 인간인 몸으로 마법 연계가 좀 벅찼을 뿐입니다. 이젠 괜찮아요.."


드뉴씨는 괜찮다고 말하고 있지만,, ... 안색은 그리 편해보이지 않는다.

마시와 람다, 선영이도 모두 약간은 드뉴씨가 걱정되는지 안색이 어두워져 있었다.

그치만 사실 지금 제일 슬퍼해야 할사람은 나인걸, 으앙-
그렇게 드뉴씨를 잠시 앉혀놓고 숨을 돌리고 있던 중에... 드뉴씨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가

걸어온 길을 무서운 눈빛으로 째려본다. 이..이번엔 또 뭐야, ?

드뉴씨와 같은 방향을 쭉, 응시하던 람다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거... 좋지않은데. "

"뭐..뭐야?"

"엑셀데몬 다수, 데스나이트들, 포보스... 드라코에, 헬블루나이트, 헬몽크도 보이는군. 거의...적의

주 병력으로 보이는걸?"


드뉴씨는, 람다의 말을 듣더니 다시 로브를 풀어헤쳤다.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며 나직히 중얼거렸다.


"이번 전투에서, 제 모든 봉인의 주술을 모두 개방할 예정입니다. .. 진짜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쿨럭, .. 봉인이 모두 풀리면 적과 아군을 구분할만한 이성이.. 아마 없어질겁니다.

저들을 다 해치우고 나서도 제가 살아있다면 여러분들이 저를 죽여 주시기 바랍니다."

"마..말도 안돼요!"


내가 소리치며 드뉴씨의 팔을 꽉 붙잡았고, 드뉴씨는 그런 나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살짝.

웃음지으며 말했다.


"이제... 새디님이 마지막 희망입니다. 새디님은 .. 꼭 제단에 오르셔서 - 신의 악보를.. 연주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저의 목숨도 헛되지 않을겁니다.."

"잠깐, 드뉴씨. 누가 혼자 싸우게 내버려 둔다고 그랬지? 아까는 혼자 마법을 쓰길래 가만히 내버려

뒀지만.... 자- 이번엔 내차례다. "


마시가 팔을 걷어 붙이며 의기양양하게 말하자, 드뉴씨는 마시를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입을 쫙

벌렸다. 마시가 그렇게 나서자 람다와 선영이도 마시의 뒤를 따르며 말했다.


"휘이익, 마지막 전투에 람다님의 칼이 빛난다- 유훗"

"... 강한 적들을 상대하는건 전사로서 지니는 사명.. 나도 돕겠어요.."


드뉴씨는 내 팔을 조용히 떼어놓더니, 그들을 둘러본다. 그리고는 마시들의 결의에 찬 눈빛을

읽었던지, 한숨을 푹 내쉬며 말을 이었다.


"저들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숱한 전투를 겪어본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들

한명 한명이, 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을정도로 강력합니다. 여러분들과 저희

힘으로도.. 저들을 막을 수 있을런지도 조금 의문이군요.. "


그렇게 얘기하던 중, 드뉴씨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새디님, 이쪽은 저희가 맡겠습니다. 제단으로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적들을 다 해치우진

못하더라도 .. 시간을 끌겠습니다. ... "

"저..저도 싸우면 안되나요?"

"새디님이 여기서 다치기라도 하면, 지금 마이소시아 전 대륙에 뮤레칸으로 인해 고통받는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잃게 되는 겁니다. 부디, 제 말을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나...나 혼자, 제단에 오른다구..?.. 하지만.. 난, 마지막 만큼은..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내가 울것같은 표정으로, - 아니 실제로는 눈물도 찔끔,(훌???)- 서있던 중에 람다가 무엇을

봤던지, 갑자기 우리를 향해 와락 소리쳤다.


"기다려!! 저기 , 뒤쪽에서-!"


이제 눈에 보일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몬스터들-, 어라? 그러고보니.. 뭔가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에엑, 뒤에서 뭔가.. 뭔가-


"우리편이야, 지원군이다!"


콰광, 메테오가 작렬하고 - 그 희뿌연 연기 사이로 전사 한명이 뛰어들어 혼란스러워 하는 엑셀데몬의

뒤를 공격한다. 콰앙-! 퐈슈슈슈슈-웃 ,

우웃.. 저 기술은 선영이가 전에 배위에서 보여줬던 "크래셔"라는 기술, .. 뭔가 색깔이 붉긴 하지만.

그리고 망토를 두른 도적이 한 칼에 한 마리의 몹들을 찍어내고 있었고 .. 무도가로 보이는 남자는,

-아니.. 왠지 윗도리를 벗고 있는 사람은 다 무도가처럼 보여- 멀리서 보기에도 강력해 보이는

발차기를 날리며 이리저리 공격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 서서 - ... 그들에게 축복과 힐을 넣어주고 있는 사람은, 와아! 레오님이다!

드뉴씨는 그 광경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가, 황급히 로브를 걸쳐 입으며 말했다.


"어서, 정상으로 올라갑시다. 저들이라면 ... 얼마간 시간을 끌어줄 수 있을겁니다. 여기서 너무

지체하면 제 시간에 연주를 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어서, 자. 다들"


급하게 재촉하는 드뉴씨를 따라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뛰어 나갔고, 그렇게 10분을 더

달려서야 제단의 입구로 보이는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레오님과 ... 지원군 님들은 다들

무사할까?.. 강하긴 했지만 적들도 인원이 꽤 많았는데...

아..아차차, 이제 연주의 일만 신경쓰자... 후..하..후..... 여기까지 왔으니.... 음..그런데..


"드뉴씨, 이제 어떻게 하면 되죠?"

"이제,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시면 됩니다. 여기서부터 올라갈 수 있는 사람은 .. 새디님 한사람

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일은- ..새디님이 하시는겁니다. "

"웃... 저..저 혼자 한다구요?"

"네.. 이제 모든 것은... 새디님의 손에 달렸습니다. 자, 이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올라가세요.

그리고....... ...... 잊지 못할겁니다. 새디님.."


그런 드뉴씨의 마지막 말이 끝나고, 마시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새디, 다녀와! .. 이번 일이 끝나면.. 내가 대륙 전체를 구경시켜 줄테니까."


람다도, 선영이도 한마디씩 거들었고, 나는 웃는 모습으로 대답했지만.. 이제 헤어질 시간..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길을... 얘들아.......... 안녕,


탁, 저벅, ..

우우웅... ........ .........
.............
.......

♧ ♧ ♧ ♧ ♧ ♧ ♧ ♧

새디가 제단에 오르고, 남겨진 드뉴와 람다, 마시, 선영은 각자의 얼굴을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시선을 돌리고만 있던 마시가 먼저 입을 연다.


"이봐, 드뉴씨..그런데 지난번부터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새디는... 새디는, 신의 악보라는걸 연주

하더라도 아무 탈이 없는거지?.. 다시 우리에게로 올 수 있는거지?"

".... .... "

"...왜, 말을... 하지 않지?"

"...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을 속였습니다... 새디님은, 오늘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목숨을

잃을겁니다. "

"!!!!!!"


마시가 드뉴의 멱살을 확, 잡아채어 앞으로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뭐라고?! 다시한번 말해봐!"

".크,, 쿨럭... 새디님은 생명의 댓가로 해서 연주를 하는겁니다. .. 이제..더이상 돌아오지 않아요."

"미..미친.. 이건 거짓말이야. 말도안돼. 내가 새디를 다시 데리고 나오겠어!"


마시가 광분하며 제단의 입구로 뛰어들려 하자, 드뉴가 마시를 덜컥. 붙잡는다. 마시는 살의에 찬

눈빛으로 드뉴를 돌아다 보며 소리쳤다.


"놔, 이자식아!"


드뉴는 그에 지지 않고, 종전의 그 놀랄만한 살기를 뿜어내며 마시를 향해 외쳤다.


"바보같은짓 하지마라! 인간! 지금까지 새디가 해왔던 일들을 다 물거품으로 만들 셈이냐?"


마시는 그에지지 않고, 더 큰소리로 악을 쓰듯이 말했다.


"놔!! 놓으라고!, 새디는.... 새디는 내가 지켜줄거라고,.. 새디에게 약속했다! -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진 않을거야!"


그렇게 마시와 드뉴가 , 언성을 높여가며 싸우고 있을때, 어디선가 희미한... 노랫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때론 작게, 때론 크게 울리면서- 웅웅 거리는 소리를 내며 산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드뉴는 그 소리를 들으며, 털썩 주저 앉아버렸고 마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드뉴는 앉은채로 눈을 감아버렸고 , 입을 살짝 열어 한마디 중얼거렸다.


"..시작되었다. 첫 번째 멜로디가. .. 이제, 제단안으로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어. "


루루루루, 우우우우,


그렇게 산맥에서만 맴돌던 그 멜로디는 , 이내 더 큰소리가 되어 흘러나가기 시작했다.

마시는, 그 소리를 들으며 제단안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했고, 제단 입구를 막고 있는 강한 힘에의해

밖으로 퉁겨져 나왔다. 그리고, 거칠게 바닥에서 한바퀴 굴러버린다.

그런 마시를 보며, 쓴 웃음을 짓는 드뉴.


"부질없는 짓이다,.. ..."


마시는 이제 울고 있었다. - 자신의 힘으로 지켜주지 못하는 새디를 위해, 마시는 울었다..

멈추지 않는 울음이 마시의 몸을 타고 도는 순간, 마시는 다시 온몸을 던져 제단의 입구로 돌파를

시도했다. -


그리고, 갑자기 눈 깜짝할 새에, 마시는 제단 안으로 사라졌다.

드뉴는 놀란 눈으로 그 광경을 쳐다보았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뭐...뭐지?.. 분명 제단으로 들어가는 문은, 연주가 시작될때 결계로 닫힌다.. 그런데 어떻게.."


그 옆에서 드뉴를 바라보고 있던 선영이가 나직히 말을 이었다.


" - 결계는 신력....마시님은 신력에 순응하되 , 이질적인 자연력을 품고 있었죠... 뭔가의 계기를 통해,

신력의 결계를 자연력으로 돌파한 모양이네요. "

"그럴수가.. ....그래서, 이 제단을 만든 전대의 성직자들은.. "무도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기록해

놨었던 건가.."


- 조용히 흐르는 적막, 드뉴와 람다- 선영이는 그렇게 제단의 입구만을 멍하게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남은 것은, ...새디, 그리고 결계안으로 들어간 마시 뿐.


♧ ♧ ♧ ♧ ♧ ♧ ♧ ♧


우우웅........ ... 마시는 안으로 갑자기 빨려들어갔고, 콰당,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큭, 여..여긴?..... 설마 내가 제단안으로.... "


마시는 잠시 멍한 표정이 되어 주저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주위를 살폈다.


"새..새디!"


계단 위쪽에서, 새디가 뭔가에 홀린듯한 표정으로 하프를 연주하고 있었다. 마시는 계단을 허겁지겁

뛰쳐 올라가, 새디를 바라보았다. 아니, 바라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마시는 새디의 두 어깨를 와락

짚었다.


"차라리 내 목숨을 주겠다.. ... ! 새디만큼은,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도록... 죽게하지 말아줘.. 신이

있다면, 정말로... 이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면!! "


마시는 조용히 자신의 몸에서 응축되어 있던 자연력의 기운을 뽑아내어 새디에게 흘려보낸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새디의 눈이 살짝 떠지며 마시의 얼굴을 바라본다.


"마시....... 와줬구나....."


두웅.. 새디의 눈가에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 노래는- Midnight Melody 는 계속 이어졌다.


♧ ♧ ♧ ♧ ♧ ♧ ♧ ♧


웅 .. 우우웅-

노래가, 마이소시아 대륙 전체로 퍼져나간다. 루딘 산맥 전체가 공명해서 , 그리고 로톤의 성직자들이

방출하는 신력에 의해서, 산맥 정상, 제단에서 펼쳐지는 공중의 향연, 뮤레칸의 만월을 저지하는

신의 멜로디가 울려퍼졌다.


우- 우우우- 우우우......

우우우우우... 우우



Midnight Melody 에필로그 편(최종화)에서 계속 [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