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무슨 멍청한 생각을..'
난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그 후 그 분께 또박또박 이야기를 해주었다.
【 "님. 저는 절대 미친넘이 아니구여. -_-
지금부터 제가 해드리는 이야기는 제가 지어낸 이야기도 아니고
아주 몇십년전 이야기도 아니에여.
불과 몇년 전 이야기 랍니다.
예전, 어둠의 전설 사람들은여.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캐릭을 키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었고, 그것에서 오는 뿌듯함을 소중히 여겼죠.
그래서 밀기를 받는 사람들을 손가락질 했고, 아무런 대가 없이 얻어지는
수확물을 도덕적으로 반대했어요.
현질 또한 마찬가지죠.
예전, 어둠의전설 사람들은 게임에 현실이 개입되는걸 좋게 보지 않았어요.
그래서 자신이 가진 현금으로 게임 캐릭터를 산다던지, 어둠 돈을 산다던지
하면 따가운 눈총을 받았구여.
그래서 현질을 하는 사람들은 요즘처럼 대놓고 하지 못하고, 몰래몰래 쉬쉬 거리며
하곤 했죠.
그뿐만이 아니에요. 사냥터 대기실에서 상대방 포인트나 체마를 묻는다면
주변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구요.
아이템을 거래할때 '제시' 란 말을 쓰는 사람을 몰상식한 사람으로 인식했죠.
요즘은 너무나 당연해져버린 그런 모든 일들이
당시엔 정말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들이었어요." 】
그 분은 아무말 없이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기분이 나뻤을까..'
'화가 났나..'
'내가 해준 이야기가 요즘시대에선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꿈만 같은 이야기였나..'
잠시 후, 그 분은 나에게 고맙다는 인사만을 남긴채 어디론가 휙 사라져버렸다.
그 분이 가신후 혼자 남아,
연습장 샌드백을 두들기던 나는
5써클 게시판에서 그 분의 글을 찾을 수 있었다.
[피4업 전사 호러 갑니다]
【 "옛날 사람들이 느낀 그 뿌듯함이 무엇인진 잘은 모르겠지만
나도 한번 승급때까지만이라도,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캐릭을 키워보려구요" 】
몇시간 후, 날아온 그 분의 귓말은 나의 입가에 미소를 만들어주었다.
'요즘같이 빠르고 편한 이 시대도 좋지만,
역시 난 꿈만 같은 그 시절이 더욱 그립다.
그때의 사람들은 느렸지만 즐거웠고, 가난했지만 행복했으니까'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