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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닿을 수만 있다면 (2)
266 2011.05.31. 18:50








병원에서 내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간호사 누나들을 비롯해 의사선생님, 청소부아줌마,
다른 간병하시는 분들까지 모두가 나를 좋아했다'

라고 들었다..


그렇게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나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어머니의 상태는 전혀 호전되지 않았다.
의식불명의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어머니의 간병을 하셨고
그 덕에 나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 병원과 집을 매일 오가며 자랐다.





가족 모두에게 이 시기는 몸도 마음도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나도.)



그 당시 할아버지는 화정동 H아파트에서 경비 일을 하시고 계셨다.
그 일이 끝나면 병원으로 오셔서 할머니랑 교대로 간병을 하셨다.



별얘기는 아닌데.

하루는 할아버지가 간병을 마치고 할머니와 교대하시고 집에 가는길이였다.
한손엔 나를 안고 한손엔 개밥(사료X)을 들고(그때 할아버지 집에는 개가 엄청 많았다.)
택시를 타셨다고 한다. 근데 아뿔싸 개밥이 엎어져서 택시 안에 쏟아지는 참사가 일어났고,
나를 들쳐업은 체 운전기사에게 연신 사과하시며 택시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 생활이 8개월정도 지났을 즈음 일이다.



어머니의 병세가 약간 나아졌으나 아직도 의식불명의 상태였고,
아버지도 직장을 그만두시고 간병을 도왔다. 할아버지는 경비 일이 바빠지셔서
주로 할머니가 간병을 도맡아서 하셨다. 이런 도중 할머니의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고
병원에서 공로패를 선사하고 싶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정중히 거절했다.
며느리가 이런 상태인데 공로패가 무슨 소용이겠냐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