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왜 돈주고 파는건지 그림 그리는 입장에선 이해가 안갔는데
지금보니까 돈주고 파는게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부족한 실력인데도 불구하고 내 자화상을 원하시는 분들이 다소 계셔서
다 그려주기엔 내가 부담스럽고 그래서
그저 친분이 있거나 평소 이미지가 좋거나 캐릭터가 이쁜 사람들에게만
한번씩 그려주었다.
내 그림이 가장 좋은 싱크로율로 그 캐릭터가 더욱 빛나길 하는 바램에서 시작했고
약간의 욕심을 더해서 그 사람의 자화상을 딱 보고
"어 이쁘다, 이 그림 아듀님이 그린거네"
이런 평이 나오기도 어느정도 바랐다.
그러다보면 몇날 며칠을 끈질기게 달라붙으시며 그려달라는 분들도 간혹 생겨나고나니
결국 공짜로 그려주는대신 내건 조건이
1. 캐릭터의 모습이 자화상과 동일한 모습을 계속 유지하기.
(싱크로율 차원에서..)
2. 허락없이 자화상위에 덧 그리거나 글씨 새기지 않기.
(그려주는 입장에선 매우 예민한 부분)
3. 어둠 접지 말고 캐릭터 리시브 하지 않기.
(게임을 접으면 애써 시간내서 그린 내 자화상이 아깝고
리시브를 해버리면 기껏 잡아놨던 캐릭터의 특징이 싱크면에서 떨어진다.)
등등 약간은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자화상을 고사해주시는 분들이였기 때문에
그점에 매우 감사하고 나 또한 이 캐릭터를 어떻게 그리면 멋있고 이쁠까
하는 연구하는듯한 자화상 그리기에 한껏 흥이 들린 상태가 있었다.
이런 신용이 연결되어있고 그리는 나 또한 그림 연습 하는 차원으로 좋은 사람에게 배포해준다면
돈으로 파는 상업적인 자화상보다는 훨씬 장인적인 느낌도 나고 좋지~ 라면서 스스로 만족했다.
그런데 아니였다.
모두 꼭 3가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조건으로 내 자화상을 받아주신 분들이였다.
전에 어떤 분은 자기가 맘에 안들었는지 자화상 위에 눈을 덧칠해서 더 그림을 죽여버렸었다.
지금은 다시 돌아왔지만 그 땐 정말 너무 속상했었다.
어떤분은 캐릭터를 리시브 하지 않겠다고 하시더니 데빌캐릭에서 도가캐릭으로 리시브 해버렸고
또 한동안은 어둠에서 보이지도 않아서 결국 다른 전사캐릭을 하시는 분께 자화상을 양도해드렸다.
친구녀석도 한개를 그려줬는데 캐릭터의 원초적인 모습은 절대 안변할 것 처럼 얘기하더니
폭풍 성장과 함께 어느새 캐릭터도 많이 변해있었고.. 자화상도 내 것이 아닌 다른걸로 바뀌여 있었다.
어떤분들은 며칠간 자화상칸에 내 그림이 안보여서 혹시 지워졌나 싶어서 말해봤더니
컴퓨터 포맷을 했다고 하셨다.
아, 그럼 제가 다시 보내드릴까요? 라고 묻자..
필요없다고 하셨던 분도 계셨고
캐릭터 머리색이 바뀌였는데 다시 바꿔서 그려주실 수 있냐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다.
위에 말한 분들은 다 오랫동안 내 그림을 원하시던 분들이셨다.
물론 부족한 내 그림탓이 크면 클테지만
그래도 그렇게 정성들여서 나에게 구애하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나도 그만큼 시간을 들여서 맘에 들도록 열심히 그렸는데...
이 분들이라면 내 그림도 빛내주시고 캐릭터도 애정을 갖게 될 거라고 여겼는데
순전한 내 오산이였다.
그림연습이였다는 차원을 두었다고는 해도 제작한 입장에서는 그 뿌듯함이
타인에 의해 나풀거리는 것이 더욱 좋아서 시작했는데 이제와서 보면
정말 너무 서운하고 공들였던 시간이 아까웠다..
그 점에서 볼 때 차라리 돈을 받고 했었더라면 그렇게 미련따위라도 안남았을텐데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돈주고 자화상 파는것에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졌다.
그래도 난 아직 누구에게 돈을 받으면서 그려줄만한 납품적인 센스가 부족하고
그림면에서 많이 타협적이지 못하므로 떳떳하게 "자화상 팝니다!"라고 할 입장이 못 된다.
금전적인 물질보다는
조그마한 약속을 지켜줄줄 알고 캐릭에 갖고 있는 자부심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그걸 내가 표현해주는 것이 그 사람에 대한 큰 영광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아직까지 내 자화상을 달고 지내시는 아주 극 소수의 몇몇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