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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劍 켄신 心] 『 말 한마디의 정성 』[1]
5299 2009.04.21. 23:51






지금도 나는 말을 짧게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유난히 더 싫어했던 것 같다.


8년전쯤으로 기억한다. 집털이 사냥중 유독 말을 짧게하는

한 전사님이 계셨다.

"ㄴㄹ"

"속"

"ㅈㅈ"

"아 ㅃㄹㅃㄹ"

지금은 웬만큼 알아들을 수 있는 저 줄임말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굉장히 생소했고, 썩 기분도 좋지 않았다.

말 좀 곱게 쓰라고, 한마디 해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 일이 터지고 말았다.

자리를 잡고하는 사냥도중, 그 전사님이 코마가 뜨고 말았고

전사님을 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은 팀원중 나밖에 없었다.

당연히 살리려고 코마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살"

역시나, 들려오는 그 짧은 한마디.

순간 나는 참았던 분노게이지가 폭발해버리고 말았다.

"네? 뭐라고요?"

사냥 도중, 팀원이 코마가 뜨면 어떤 상황에서도 살리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난 정말 그 사람을 살리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살"

"살"

"아 장난?"

전사님은 화가 났는지, 말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지만.

저 말 역시 당시에 철없던 내 자존심을 건드리고 말았다.

"<살려주세요> 라고 말하세요"

황당한 이 상황에 팀원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하지만 더 황당한 일은 이 다음에 벌어지고 있었다.

"살"

"살"

"ㅃㄹ 살"

그 전사님은 끝까지, '살려주세요' 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설마 사냥도중 후득이라도 시키겠어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자존심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 분은 끝까지 "살" 만을 고집하셨고

그러다, 결국 아이템을 전부 쏟고 말았다.


전사님이 뮤레칸을 다녀온 후

싸움은 대판 커지기 시작했고

나도 어린마음에 자존심을 꺽기 싫었는지, 고개를 빳빳히 들고

난 잘못한것 없다는 투로 목에 핏줄을 세웠다.

결국 팀원들의 중재로 싸움은 별탈없이 끝이 났고

그 전사님과도 화해를 하고 후에는 좋은 관계를 유지했지만.

그후로 나는 한동안

"다락방의 피케이범 켄신" 이라는 별칭을

꼬리표처럼 달고다녀야 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