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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空] 방황의 덫 (완)
739 2009.10.21. 01:23


보안시스템 안보국에서 나무와 고슴도치가 다시 찾아왔다.

그들은 신쿠씨와 나 그리고 준페이를 소환해야겠다며 소환영장을 내밀었다.

나는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환당할정도의 일을

저지른적은 없었는데말이다. 신쿠씨는 물론이고 준페이까지 소환당하다니 이건 뭔가

착오가 있는게 틀림 없었다. 나는 나무와 고슴도치한테 무슨 일로 소환되는것인지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했지만 보안상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 세명은 나무와 고슴도치를 따라 보안시스템 안보국을 향하고 있었다.

문센세이션에서 10분 거리인 보안시스템 안보국은 철저한 보안태세를 갖추고 있는 곳이다.

지나가는 곳마다 겹겹이 검문소가 배치되있었고, 검문소를 모두 통과하며 15분이나 시간이 더

지체되었다. 안보국에 들어가기까지 어째서 소환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안보국에 들어온 우리들은 각자 취조실에 가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나무가 내 담당이었다. "우선 불미스러운 일로 이렇게 조사를 하게 된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하는 인사치례와 같은 말을 하며 취조를 시작했다.

조사받는 내용은 거의 신쿠씨와 어떤관계인가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 나머지는 준페이와 어떤

관계인지였다. 아주 세밀한것 까지 말하게 하고 기억이 안나는 부분은 기억이 날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고 멈추질 않았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전부를 나무에게 들려줬다.

나무는 한참을 듣더니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고 추가 할 사항이 없는지 있을테니 더 추가해서

다시 한번 얘기를 쭉 해보라는 것이었다. 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버럭 소리를 지르자

나무는 한치의 흔들림 없이 조용히 말했다.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과정입니다.

이해해주시고 다시한번 천천히 생각해보시죠." 하며 굳은표정으로 얼굴로 말했다.

할 수 없이 나는 다시 최근 일주일간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 없이 나무에게 말했다.

내가 잠자리에 들면서 어떤 상상을 했는지까지 빠짐 없이 말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나무는 종이를 내밀며 지금까지 말했던 내용을 모두 종이에

쓰라는 것이었다. "본인이 직접 쓰셔야 합니다. 틀리면 안되니까 신중하게 써주시죠. 한번 틀리면

한 페이지 전체를 다시 써야 하니까요." 하며 말했다.

난 정말 맥이 빠졌다. 그 긴 줄거리를 종이에 옮겨쓰라니, 그것도 직접..

난 무려 15페이지나 되는 종이를 가득 채워가고 있었다. 손이 저리기 시작했다.

조직이 아닌 밖에서 나무를 다시 한번 만난다면 난 자제할 수 없을 것이다.

취조를 마친 나는 어둑어둑 해지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준페이와 신쿠씨는

더 조사할게 있다며 내일까지 연장해야 할거 같다고 했다.

난 그 길로 문센세이션에 돌아왔고, 신쿠씨와 준페이에 대한 걱정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다음날 신쿠씨가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죄목은 기밀사항 누설 및 전산장비 파손

이었다. 믿기지가 않았다. 준페이는 다행히 나처럼 다시 돌아왔지만 몸상태가 좋아보이질 않았다.

난 신쿠씨를 만나러 보안시스템 안보국을 다시 찾았다.

신쿠씨의 면회는 30분으로 제한되있었다. "신쿠씨! 어떻게 된거예요? 뭔가 잘못된거죠?

신쿠씨가 어째서, 아니 말도 안되잖아요?..네?" 난 신쿠씨에게 무슨말을 해야할지 정신이 없었다.

초췌한 모습의 신쿠씨는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끝났구나. 결국.. 아쉽게도"

"예..?무슨 소리예요 정말 신쿠씨가 한게 맞단말예요?"

"그래. 목적은 이루지 못했지만 내가한건 확실하지" 하며 신쿠씨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째서... 왜죠? 신쿠씨가 그럴 이유가 없잖아요?"


"이유? 이유는 충분해 난 이곳이 싫었어. 너도 알고 있겠지? 프레임 계층들도 계급이 나뉘어

있다는걸 말이야, 난 최상위 프레임계층에서 최하위 프레임계층들까지 거의 모든 프레임계층들과

일을 했어, 계급이 높은 프레임은 낮은 계급의 프레임에게 이것저것 명령을 내리며 일을 해

심지어, 자신의 집앞 정원을 조성하는 사적인 일까지 떠맡겨 버리는 일도 있었지만 명령을 받는

프레임들도 그저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방관하고 있었어. 그저 높은 사람에게 잘보여서 빠른

진급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지.


또한 이 조직의 시스템은 아주 엉성하게 돌아가고 있어, 1년에 한번 있는 마법 무기의 정밀도 검사는

2주전부터 어긋난 오차 한도를 맞춰놓느라고 2주내내 분주하게 움직이지. 원래 일주일에 한번씩

하는 일인데도 잘 지켜지지 않아 검사 기간 전에만 바빠지지.


또, 한달에 한번 있는 스태프 범위 오차 판정검사는 시간도 오래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1년에

3번 할까 말까하지. 기록에만 한달에 한번씩이라고 써놓고 있어.


그리고, 1년에 2번 있는 마법 체계 지휘훈련은 때만 되면 마법 보조 장비가 부족해서 다른 조직의

장비를 빌려오지 장비를 빌려올때 잘 확인도 하지 않아. 돌려줄 때 우리장비와 섞여도

수량만 맞으면 그냥 보내 그래놓고 안보이는곳에서 서로 욕하지.


이런 자잘한거뿐만 아니야. 최상위 프레임들은 기밀사항에 대한 보안의식조차 없었어.

그저 계급만 높으면 모든걸 힘으로 누를 수 있으니까. 말한마디면 규정같은건 종이조각에 불과하지.

정말로 올바르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만해서는 도저히 최고계급으로 올라갈 수 없어, 하지만

조금만 융통성있게 상위 프레임들의 말만 잘 들으면 2년만에 5개라도 올릴 수 있지.


그리고, 최근에는 조직의 부조리를 파해쳐서 세상에 알릴려는 사람까지 조직에서 직접

직위해제를 시킨다며 협박을 하고 입단속을 시키고 있는게 현실이다.


난 이런 조직 시스템에 대해 평소에도 수없이 생각해봤지. 이 조직이 과연 적국의 마법 전쟁에서

우리나라를 과연 지켜낼 수 있을까 말이지. 그 결과 난 결론에 도달했어.

문센세이션은 존재 가치가 없다고 말이야.

문센세이션이 사라지면 새로운 사람의, 새로운 조직이 생겨날것이다.

너도 알고 있겠지만 이 나라에는 수천여개의 문센세이션이 있어. 그 중 제1통제부를 가지고 있는

문센세이션에 침투 하여 전산시스템을 마비 시키고 기밀정보를 파괴시키면 더이상 모든 조직은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나는. 제1통제부까지의 전산 시스템을 뚫기 위해 밤마다 13플로어에서

해킹을 했어. 그 결과 난 제 3통제부까지 망을 뚫을 수가 있었지. 하지만 거기까지였어.

안보국이 도중에 내 흔적의 꼬리를 잡았던것이지. 어떻게 꼬리를 잡은건진 나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안보국은 전산 시스템을 통째로 관할하고 있을지도 몰라. 미처 거기까진 생각 못했어."

하며 신쿠씨는 긴 한숨을 토해내며 눈을 감았다.

난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신쿠씨에 평소 이런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나도 얘기를 듣고 보니 이해가 안되는건 아니었지만, 너무 위험했다.

"어째서, 왜 저한테 말 안한거죠?"

"글쎄...두가지 이유가 있겠지, 첫번째는 내 소중한 제자이니까, 그리고 두번째는

내가 실패 했을 때 이 일을 너에게 맡겼으면 하는 마음이었어"

나는 순간 잘못 들은줄 알았다 "뭐라고여? 저보고 선배가 했던 일을 마저 하라는 것인가요?"

"그래, 하지만 강요는 안할게, 난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고, 실패한 원인은 드러났어,

이제 실패원인을 분석해서 재도전 하는것은 너의 일이다."

잠시 말이 없던 신쿠씨는 담담하게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시작해주렴, 나의 유일한 목표를.. 방황은 나 하나면 족한것이야. 넌 할 수 있어 준페이가 도와줄거야"

순간 머리를 얻어 맞은거 같았다.

"준페이라고여? 준페이도 이 일을 알고 있는 것인가요?"

"그래 준페이도 내가 하는 일을 알고는 있지만 선뜻 나서서 도와주진 않았어 그녀석은 나와 좀

어딘가 코드가 안맞았거든 하지만 너라면 선뜻 나서서 도와줄거야 걱정마라..

혹시 정말 생각이 있다면 다시한번 나를 찾아오렴,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주마." 침묵이 이어졌고

그렇게 신쿠씨와는 면회가 끝났다.



난 도무지 이 일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신쿠씨는 나를 믿고 있는 것일까. 준페이는. 과연 내가 신쿠씨의 일을 돕는다면

나를 선뜻 도와줄 것인가. 차라리 준페이가 안된다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면

난 신쿠씨를 져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준페이 역시 신쿠씨를 도와주긴 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준페이도 어느정도 동의는 하고 있다는 것.

이 상황으로 봐서 준페이는 나를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정말 신쿠씨가 하는 일을 도와서 계속 해도 되는건지,

준페이는 내 결정을 어떻게 받아 들일지도...


난 여전히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준페이 역시 그랬다. 준페이도 내가 신쿠씨의 일을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을 것이다.

몇일이 지나도 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저 시간은 물흐르듯이 지나가고

난 점점 그 결정에 대한 생각을 망각하고 있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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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후기-

시인의 마을에 갑자기 이런 종류의 글이 올라온건 아마 처음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둠의전설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시인의마을 게시판을 볼 수 있는데, 우연히 통합서버의

시인의마을을 보게 되었답니다. 세오서버의 시인들과는 약간 다른색을 가지고 있었던

통합 시인의마을은 재미있었던 라디오방송 사연이 올라오기도 하고, 연애소설같은 것도

올라오고 있었고, 새삼 다른 느낌을 받게 되었던 것이죠.

그래서 세오서버의 시인의마을에도 한번쯤 이런 낯선글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머리를 굴려가며 판타지 비슷한 소설을 썼는데 생각보다 재미는 많이 없네요.

마무리는 좀 허술해보일지 몰라도 뒷부분은 독자분들의 상상에 맡길게요.



어둠 유저 여러분 세오100주년 이벤트 열심히 참여 하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가을이 유난히 짧아진 우리나라. 추워지는 날씨 감기 조심하시구요. 즐둠하세요.



[空] by.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