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
이제는 제가 그 시인의마을을 꾸려가는 한명의 시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시인을 바라보는 유저들의 눈은 예전처럼 곱지만 않습니다.
칭찬보다는 비판,
글의 좋은 부분을 치켜세워주기 보다는 잘못된 부분을 지적 헐뜯기,
좋은 글은 표절 의심, 약간 모자른 글은 바로 외면과 악플,
유저들의 시인에 대한 인심은 흉흉할 정도로 매말라 버렸고,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네 입술은 바짝바짝 타오르며
겁먹고 주눅든 눈과 몸은 더욱더 움츠러 들게 되었습니다.
시인은 결코 유저들의 적이 아닙니다.
시인들이 왜 글을 쓴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냥 자기만족에 쓰는 글이라면 자신만 볼 수 있는
일기장이나 수첩에 적어도 될것을
왜 굳이 어둠의전설 게임속 게시판에 글을 적는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나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이
이곳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나같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쓰는 글을
꼬박꼬박 읽어주고
기다려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유저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것입니다.
시인은 일반 유저들보다 똑똑하거나, 잘났거나, 강한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하나의 심장에 하나의 머리를 가진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겁도 많고, 눈물도 많고, 감수성도 풍부하며, 혼자있기 싫어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보통 사람 말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유저들의 말 하나하나에 상처도 많이 받고 밤새 괴로워 합니다.
또 시인은 절대로 자신의 위치가 유저들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되려 시인은 유저들의 아래에 머무는 사람입니다.
만약 시인이 없어도 유저들은 존재 할 수 있지만
독자가 없으면 시인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시인은 자신의 글을 읽어주는 몇 안되는 독자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삐딱한 시선으로만 바라보면
시인이나 지식인 뭐 어둠의 공인(운영자)들이 한없이
아니꼬와 보일 수도 있고,
꼬투리를 잡자면 수백 수천가지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유저들을 위해 뛰는 노력과 유저들을 위하는 마음을
조금만 헤아린다면, 그들에게 우리는 약간만 더 너그러워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인들은 결코 여러분들의 적이나 타파해야할 대상이 아닙니다.
유저와 시인의 관계는
먹이사슬이나 적대관계가 아닌
공생관계입니다.
시인들은 좋은 글을 써서 유저들에게 전할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며
유저들은 시인들의 좋은 글을 보면서 게임의 재미를 한층 더 느끼게 됩니다.
어둠의전설, 이제 좁디 좁아져버려
유저수가 2천명도 되지않는 그야말로 작은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일년에도 수십개의 게임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이 온라인게임 세상속
어둠의전설이라는 작은 세계를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 가운데
어디 적이 있고 어디 같은 편이겠습니까.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는 한 가족일 뿐입니다.
우리모두 어둠의전설을 사랑하는 만큼,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할 수 있는 어둠의전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