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참 여리고 여렸던, 어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아니,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 철없는 아이였습니다.
아이는 자신 주변의 누구 하나, 놓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아이는 모두를 만족시키고 싶어했고,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늘 남모르게 많은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현실 세상을 잘 몰랐던 아이는,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현실도 동화속 꿈나라 이야기처럼
하나의 완벽한 이데아(idea)가 될 수 있을거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아주 어렸을때는
그나마, 그 동화속 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을 늘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그 아이를
누구나 다 좋아했고, 아이는 비록 힘들었지만 그 속에서 웃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이가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아이를 싫어하는 사람, 아이를 미워하는 사람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아이가 아무리 많은 사랑을 주고 노력을 한들
붙잡을 수 없는 사람도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괴로웠습니다.
자신이 생각해왔던 완벽히 아름다웠던 세상은 점점 깨어지고
자신이 몰랐던, 현실의 냉정함과 비정함이 드러났을때
아이는 한참이나 절망해야 했습니다.
아마 그것이, 아이가 세상에 갖은 첫번째 괴리감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