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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劍 켄신 心] 『 눈 (雪) 』[2]
557 2010.03.08. 06:32






"병원 꼭대기 층에 있는 암환자들이나

곧죽을 병에 걸린 사람들 모습 좀 보고와라

그리고 지금의 네가 얼마나 행복한지 생각해봐"


내가 병원에 갈때마다 어깨가 축쳐져 있는 나를 바라보며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


나는 저 말을 부정하고 싶다.

자기 자신보다 약한 사람, 불행한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곳에서 자기 위안이나

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어찌 비겁한 행동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도중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경기도 평택.

지금 내가 가려고 하는 요양시설은 바로 이 도시에 있었다.


전화로도 담당자에게 귀에 못이 박히듯이

나는 환자의 입장이 아닌

자원봉사자의 입장으로 가는것이라고

미리 말해두었지만

한 없이 작아지는 내 모습은

그곳에 있는 그 누구와 견주어보아도 초라할 것임이 분명했다.



커다란 정문, 그리고 좋은 문구들이 적혀있는 건물 외벽.

3년전 내가 마지막으로 자원봉사를 갔었을때와

조금도 달라져 있지 않은 이 곳은

마치, 요양시설이 아닌 커다란 대학교 캠퍼스를 연상시키는

그런 느낌이었다.


세상은 온통 하얀색 스케치 북.

그리고 내 머리 속 역시

하얀 스케치 북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번 열어버리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은

정문을 뒤로 한채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갔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