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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廉] 희야 -
182 2011.10.21. 22:35

예전에 끄적인글이네요 희야노래를 들으면서 봐주시길 바래요, 마지막 급격한 전개는
실화를 모티브로 하다보니까 좀 마지막이 약하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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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모퉁이에 홀로 앉아 그녀를 기다린다.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어버렸다. 초조할때마다 나오는 버릇.
약속시간보다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까지는 아직 30분이나 남았다.
평소 같다면 빠르게 흐르지 않는 시간을 원망하였겠지만, 오늘은 다르다. 예감이 좋지 않다.
평소와 다르게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한 행동. 요 근래 며칠사이의 일이다.
시간이 가지않길 기도해본다. 오늘은 만나선 안될 것만 느낌이 자꾸드는건 왜일까, 이것 또한 남자의 감인가..
자꾸 초조한 시선으로 시계를 본다. 벌써 5분이나 지났다. 왜이리 빠른걸까? 시간은.
25분. 마음을 준비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띠링]
카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무심코 문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녀다.
내가 사랑하는 그녀가 들어온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 이내 나를 발견하고 미소를 지으며 , 걸어온다.
쓸쓸한 미소다. 슬픔이 묻어나오는 미소다.
나는 천천히 그녀를 본다. 그녀를 무엇보다 빛나게 해주던 백옥같던 피부는 하얗다못해 창백하게 보인다.
나의 마음을 훔쳤던 그녀의 입술은 무언가에 겁먹은 듯 파랗게 질려있다.
그녀를 돋보였던 긴 생머리는 무언가를 결심이라도 한 듯 짧게 잘려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사랑했던 그녀의 맑은 눈은 슬프게 막을 내리는 슬픈 연극을 보았던 그녀의 눈빛과 같다.
눈물을 머금고 있는 그 눈. 평소에 내가 기억하던 그녀의 모습이 아니다.
불안하다.초조하다.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빨리왔네..”
그녀가 입을 연다.
“응..시간이 좀 남아서 먼저 기다릴까 하고 왔어.”
“응, 그래..”
둘다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한다.
“저기 뭐라도 마실래? ”
“어? .. 별로 생각없는데..”
어색함을 이겨보려 그녀에게 마실 것을 권유한다. 그런 나를 비웃기라도 한 듯 그녀는 입을 연다.
“그럼 일단 나 마실거라도 가져올게.”
카운터로 간다.
“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직원이 상냥함을 머금은 미소로 입을 연다.
곰곰이 생각한다.
“녹차라떼 2잔 주세요 ”
그녀는 생각이 없다 말했으나 , 평소에 그녀가 즐겨먹던 녹차라떼를 시킨다.
자리에 돌아가서 기다릴까 하였으나, 왠지 모르게 자리에 돌아가는 것을 심장이 거부한다.
언제부터였을까, 왜 내가 그녀를 피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녀가 나를 피하는 것이다.
일주일전부터 항상 미소짓던 그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무언가에 질린 듯,
혹은 무언가를 앞둔 사람마냥 겁에 질려있곤 한다.
부쩍 짜증이 늘었으며, 어느순간부터 나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할말이 있다며, 보자는 그녀의 약속
“저기 손님. 주문하신 녹차라떼 나왔습니다. ”
“아, 죄송합니다. 감사해요 ”
생각이 깊었던 것인가, 직원의 부름을 듣지 못했다.
자리에 앉으며 한잔을 그녀에게 권한다.
“ 난 생각없는데.. 왜 이런걸 ..”
“ 그래도 나 혼자만 먹으면 남들이 욕해. 이기적이라고 ”
웃으며 그녀에게 답한다. 이렇게라도 그녀가 웃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다.
“아, 그래 ”
차갑다.
차갑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10분이란 시간이 어색하게 흐른다.
난 녹차라떼만 훌쩍훌쩍 마시고 있고 그녀는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저기. 할말 있어서 부른거야. 내가 지금부터 무슨말을 하더라도 왜, 어째서, 안되 이런말 하지마 알겠지?”
일방적인 통보 하나.
“이제 말 시작할게. 단도진입적으로 말할게 잘들어. 나 사실 요즘 니 얼굴 보기도 싫고 떠올리기도 싫어.
처음에 내 스스로 부정해봤는데 그게 안되더라 그래서 일주일동안 너 안본거고. 헤어지자. “
일방적인 통보 둘
“안되, 왜 , 어째서 하지마 . 그냥 니가 싫어. 내 모습보면 모르겠어? 니가 좋아하던 긴머리 싹뚝잘랐고,
이제 니앞에선 어색한 웃음밖에 나오질 않아. 무슨 뜻인지 알겠지? 잘지내. 연락하지마“
일방적인 통보 셋
그리고 그녀는 자리에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간다.
그녀가 나가고 멍하니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만 바라본다.
그리고 멍하게 일어서 카페를 나온다.
[쏴아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하나님 고맙습니다.
제 눈물 감춰주셔서.
마음속부터 무언가 끓어오름이 느껴진다. 미칠 것 같다. 처음으로 알았다.
미칠 것 같다는 느낌이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세상이 무너지고 하늘이 무너졌다. 눈에선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지금 내리는 비에 영혼까지 씻어주세요. 하나님 제발 그녀가 제 영혼까지 그녀로 색칠해놨단 말입니다.
제발 구해줘요 하나님.
믿지도 않던 신을 찾아본다.
무작정 그렇게 거리를 걷는다.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고 말았다.
그렇게.
나의.
사랑은.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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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 죽을 것 같던 나는 차츰차츰 그녀를 잊기 시작하였다.
이래서 무서운거구나, 사람이란 동물은 이라는 말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녀가 없으면 죽을 것만 같던 나날들이 이제는 평범한 일상으로 다가오고, 추억으로 다가 오다니.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다. 근 몇 달만의 만남일까, 친구들과의 만남.
집을 나와 택시를 잡는다. 그리고는 금새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대학가에 자리잡은 한 고깃집.
친구들이 보인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그들을 향해 빠른걸음으로 다가간다.
불판에는 고기가 노릇노릇하고 구워지고 있었고, 친구들은 반갑게 맞이하게 시작한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거 아니냐 ? 나 니 죽은줄 알았다. 좀 연락좀해라”
“맞어, 니가 연예인이냐. 연예인은 티비에서라도 **. 닌 보질 못해 ”
“하하”
“미안 미안”
왁자지껄한 이분위 오랜만이다.
한병 두병 소주는 쌓여갔고 하나둘씩 친구들은 택시를 잡아 집으로 가기 시작한다.
어느덧 나와 제일 친했던 친구. 그녀의 사촌이었던 K만이 남아있다.
[타닥]
라이터 부싯돌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친구하나가 담배에 불을 붙인다. 그녀떄문에 끊은 담배. 나도 한 대 펴볼까..
안된다. 그녀를 위한것도 있었지만 나를 위한것도 있었으니까 참아보도록 노력한다.
“야. 다 잊었냐?”
5분전에 다짐은 지킬수가 없구나.
담배를 입에 문다.
[타닥]
"어. 다 잊었지.. 잊었어“
“그럼 계속 글 쓸 수 있겠네.”
“그럼 , 나도 먹고 살아야지.”
“ 정말 다잊었냐?”
오늘따라 집요하다. 이녀석.
“ 어, 당연히 잊었지. ”
“그럼 충격받지 말고 잘들어”
불안하다. 이 느낌.
“ 말할게, 사실 나랑 그애랑 사촌인건 너도 잘 알지 물론 나 때문에 너네둘이 만난거니까. 나도 얼마전에 들었어. 난 그애 원망많이 했다. 너랑 나랑 워낙 친하잖냐. 거기에 서로 잘만나는 도중 그애가 일방적으로 널 밀어낸거니까 거기에다 넌 그애 때문에 생활도 못하고 있는데 그애는 어디서 잘지내고 다른남자만나면서 웃을꺼 생각하니까 더 미치겠더라고, 그래서 거의 그 쪽 집안이랑 나는 연락끊고 살았지. 근데 얼마전에 어머니가 그말하더라 .
그애 죽었다고.“
뭐?
뭐?
뭐?
내가 잘못들은거지? 내가 잘못들은걸꺼야.
“뭐라..뭐라고..?
힘겹게 입을 연다.
k는 조용히 담배 한 대를 또다시 입에 문다.
“죽었다고, ”
말도 안되.
“ 왜? 왜 죽어? 그 예쁘고 씩씩하고 건강하던 아이가 왜 죽냐고!!”
언성이 높아진다.
“ 아직 못잊었구만. 야 그래도 똑바로 들어라. 그애가 8월말인가 9월초인가 병원에 갔다더라 몸이 안좋아서. 아 9월1일정도였을꺼야. 내가 엄마 병원에 모셔다주면서 그 앞에서 그 애 만났거든. 하여간 그때 인사도 안받고 뭐에 질린 듯이 가더라고 . 그런갑다 했지. 근데 알고 보니까 급성 백혈병이었다더라. 거의 손쓰기 힘들정도로 진행되어 있었고. 여러군대로 알아봤는데 길어야 2개월 산다고 했다더라. 울고 불고 난리였다는데. 나도 몰랐지.
9월이었으면, 니가 술처먹고 나한테 그애랑 헤어졌다고 난리치던때였으니까. 그래도 작은어머니가 말하더라.
죽는 순간까지 지 **,** 이름보다 니이름 불렀다던데. 나도 그것 듣고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그러니까 너도 그애 잊어줘. 그 애로썬 최선을 다한걸꺼야. “
믿기지 않는다.
하..
그것도 모르고 그녀를 수없이 원망했던가.
나와 만날 때 이유없이 쓰러지던 그녀를 병원 한번 데려가볼걸.
살짝만 부딪쳐도 멍들던 그녀의 다리 병원 한번 데려가볼걸.
조금만 걸어도 숨차하던 그녀를 병원 한번 데려가볼걸..
왜 몸이 약하다고 핀잔줬을까.
왜 조심성 없다고 핀잔줬을까.
왜 운동안한다고 핀잔줬을까.
내가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나도 모르게 멍하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생각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야 ! 괜찮아!?”
친구의 외침을 뒤로 한 채 집으로 간다.
연습장을 꺼낸다. 아마 내가 그녀를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몸부림일 것이다.
글을 쓴다.


희야 날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너는 비록 싫다고 말해도 나는 너의 마음 알아

사랑한다 말하고 떠나면 나의 마음 아파할까봐
뒤돌아 울며 싫다고 말하는 너의 모습 너무나 슬퍼
빗속을 울며 말없이 떠나던 너의 모습 너무나 슬퍼

하얀 얼굴에 젖은 식어가는 너의 모습이
밤마다 꿈 속에 남아 아직도 널 그리네

희야 날좀 바라봐 너는 나를 좋아했잖아
너는 비록 싫다고 말해도 나는 너의 마음 알아

사랑한다 말하고 떠나면 나의 마음 아파할까봐
뒤돌아 울며 싫다고 말하는 너의 모습 너무나 슬퍼
빗속을 울며 말없이 떠나던 너의 모습 너무나 슬퍼

하얀 얼굴에 젖은 식어가는 너의 모습이
밤마다 꿈속에 남아 아직도 널 그리네

희야 날좀 바라봐 오 희야 오 날좀봐
오 희야 희야 오 희야 오 희야

오 나의 희야



희야..
사랑했어.
그리고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