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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환상-(上)
1711 2010.04.10. 04:15









한창 어둠의전설에서 음악방송이 유행했었던때가 있었다.

그당시 고정시간대를 정해놓고, 유저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방송하는

모 유저분이 계셨었는데, 나는 그분의 매력에 푹 빠져, 하루도빠짐없이 방송을 듣기 시작했다.




방송을 계속해서 들을수록, 나는 그 방송에 빠져들어만갔고

시간이 흘러 팬으로써 단순히 신청곡을 보내고 사연을 보내는것이 아닌,

사적으로 한번 그분과 만나보고싶었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싶어졌다.

그리고 그렇게되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나는 그분과 사적으로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많이 친해질수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그랬다.

하지만 기분이 이상하게 좋지는 않았다.

내가 그분에게 가지고있었던 이미지. 즉 환상.

그 환상자체가 깨지는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던것이다.



음악방송 진행자로써,

음악방송을 진행하고 사연을 읽어주는 그분의 모습과

친한사람과 사적으로 만날때의 그분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그분이 잘못되었다는게 아니다.

내가 만들어낸, 그리고 추측했던 하나의 이미지.

그 환상자체가 깨지는것은 참 허탈했다.



그리고 그때 생각했다.

그래,

내가 가지고 있는 "환상"자체는

그 환상자체만으로 남겨두었을때도 큰 의미를 가질수 있구나.

굳이 깨는것보다야,

내가 생각하고, 내가 추측했었던 이 이미지로

그 좋았던 이미지로

어떻게보면

내가 생각하고싶었던 그런이미지로

그분을 계속해서 팬의입장으로 지켜봤어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겠구나.






아니,

어떻게보면 그게 훨씬 나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