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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께 보내는 편지 세오
[술] 헌신하던 여자 #4
179 2011.11.0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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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 첫날밤 술파티. 신입생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녀까지 68명인 신입생들은

4명씩 각 방에 배정되었다. 그녀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지만 자신이 늦깍이 대학생이라 동생들과

학교 다니려면 자신이 잘해야된다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그녀는 막내뻘이었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녀의 방에는 20살 3명에 21살은 그녀뿐이었다. 다른방은 대부분 20대

중후반 정도로 이루어진 방이었다. 그녀는 어떻게든 지각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이 아이들부터

자신의 편으로 만들고자 말을 꺼냈다.


" 얘.. 얘들아 우리 뭐라도 좀 먹을까? "


" 네.. "


" 네.. "


머뭇머뭇 대답하고 슬금슬금 눈치보며 움직이는 아이들. 벌써 다른방들은 술판이 펼쳐져 시끌벅적

웃음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그녀가 속한 방만 정적의 정점이었다. 라면 끓이는 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린건 그녀도 살아생전 겪지 못했던 일이다.


철컥-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임원진 오빠가 한명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들어왔다.


" 야 너네들 뭐하냐 니네들끼리? 다른방 섞여서 노는거 안보여? 빨리빨리 움직여! "


남녀비율이 얼추 맞았던 호텔조리과에선 68명의 신입생들이 선배들의 눈에 잘 띌 수 있게

또는 신입생들끼리 친해질 수 있게 방을 막 섞어서 술자리를 펼치는 중이었고, 그녀의 방만 이제 겨우

라면을 끓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끓이던 라면을 둔 채 끌려가다싶이 도착한 그 방.

딱봐도 깐깐해보이는 언니들이 보이고,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는 오빠들이 보였다.


" 야. "


신경날카로운 부름이 어색함을 뚫고 그녀에게 꽃혔다.


" 저요? "


" 그래 너. 지각. 너 말이야. 따라나와 봐. "


그 언니는 쌩 하니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녀는 당황스런 눈빛으로 남은 선배들을 보았지만

대부분 그럴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에, 또는 당연하다는 표정에, 또는 재밌을거같다는 흥미진진한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그녀는 속으로 그냥 환영 인사 차원에서 하는 이벤트인가? 하고만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운동부에 몸담고 있던 그녀는 이런 살벌한(?) 이벤트같은 것을 많이 경험해 보았기에

별 부담감도 긴장감도 없이 따라 나섰다.


" 담배피냐? "


그 언니는 창이 있는 복도의 끝에서 창을 열어놓고 담배에 불을 붙이며, 다른 한 손으로 담배곽을

열어 건냈다.


" 네.. "


별 긴장감없이 담배 피면 피라는 듯한 언니의 제스처에 그녀는 선배의 담배곽 속으로 손을 뻣었다.


짝!


순간 그녀의 얼굴이 돌아갔다.


" 피란다고 선배 앞에서 담배를 진짜 필라그러냐 이 개념없는 x아? "




-An Optimist 낙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