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을때,
나는 내 친구들 사이에 구심점(중심) 같은 존재였다.
(마치 비틀즈의 구심점이었던 폴 메카트니 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대학교에 진학한 친구들,
또 사회에 일찍 뛰어들어 사회생활을 한 친구들,
재수를 하는 친구들,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친구들, 군대를 간 친구들,
점점 각자의 길이 달라졌고,
우리들은 그렇게 조금씩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이 달라짐에 따라, 서로의 관계 역시 소홀해 지는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예전같았으면, 한번 모였을때 전원이 참석하는 왁자지껄한 모임이었다면
이제는 삼삼오오, 자신과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만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이래저래 오지랖이 넓었던 나는 그 모든 모임에 낄 수 있었지만,
서로 연락조차 안하고 지내는 친구들 관계 속에
나는 서로의 연락책이었고, 근황을 전해주는 이야기 꾼이 될 뿐이었다.
그 당시 한참 즐겨들었던 노래가
바로 이 "Let It Be" 이다.
비틀즈 맴버들의 불화를 눈으로 보며, 이를 어떻게든 바로잡고자 했던
폴 메카트니의 입장은, 그당시 나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있었다.
"Let It Be"
모든 것을 다 순리에 맡기라는 진리의 말.
하지만 그 충고를 받아들인 폴 메카트니에게 돌아온 것은
비틀즈의 해체라는 암담한 결과였다.
폴 메카트니의 어머니 Mary의 충고는 과연 잘못된 것이었을까..?
모든 것을 순리에 맡기라는 Mary의 충고는 엉터리였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충고는 결코 잘못된 충고가 아니었다.
비틀즈는 폴이 아무리 노력을 하고, 또 한다 한들
결국 해체 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을 것이다.
비틀즈는 폴 메카트니, 한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아닌
4명의 천재들로 이루어진 그룹이었으며,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 강했기에
각자가 추구했던 음악의 세계도 너무나 달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어느 혼자
애쓴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말 그대로 인연이며
인연은 개개인의 힘으로 인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다.
또 어찌본다면 비틀즈라는 그룹의 해체는
나쁜 결과 였다고만 볼 수 없다.
비틀즈 해체 이후, 폴은 음악적으로 대중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영국 최고의 가수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고,
존 레논 역시 자신이 죽도록 사랑하는 "오노요코" 와 세상에 단 한번뿐인
운명적인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존레논이 총을 맞아 죽는 1980년까지였지만)
그 들에게는 비틀즈라는 커다란 명예와 높은 자리보단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이루며 사는 편이
더 소중하고 행복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