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녀석이 자판기커피를 다 마신뒤, 일회용 종이컵을 구겨 땅바닥에 버린다.
"야 왜그걸 굳이 그렇게 구겨서 버리냐"
"일회용이니까. 이제 나한테 쓸모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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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전설에서 사냥을 하다보면,
종종 내 자신이 일회용종이컵이 되었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같은팀원들에게 나는, 그룹에서 분명 필요한 인원이지만 '일회용'일뿐이다.
그들은 날 필요로 하고있지만, 내가만약 필요로 하고있는 존재가 아니게된다면
그자리에서 당장 나를 종이컵처럼 구겨 바닥에 버릴것이다.
사실 온라인에서의 인연이 대부분 그렇다.
한번보면 어차피 다시는 볼일이 없다시피한 인연들.
그렇기때문에 그들은 그 인연을 전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회용 종이컵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없는것처럼.
그룹사냥을 하다보면, 꼭 자기가 원하는 기대치만큼 플레이를
하지못하는 유저들이 종종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 일회용 종이컵을 쓰는 사람이라면
제대로된 컵 역할을 하지 못하는 종이컵을 쓸 이유가 없겠지.
하지만 정신차리고 다시한번 주위를 둘러보자.
우리가 함께 사냥을 하고있는유저들은, 당신과 같은 사람이다.
한번쓰고 버릴 일회용 종이컵은 아니란말이다.
그들이 미안해하고있을때,
눈치부터 주기보단 도움부터 줄 생각을 하자.
갓직자가 마나관리가 안되면, 힐잘달라고 짜증부터 내지말고
"제 마나 리치하세요." 라는식의 배려부터 좀 해보란 소리다.
어디가서 똑같이 자신이 배려받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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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유저들이 늘 우리곁에 있기에 그 유저들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다.
어둠의전설.
혼자하면? 열명이서 하면? 과연 재미있을까?
이 어둠의전설이라는 작은 공간내에서 우리가 재미를 느낄수 있는 이유는
결국엔 나 말고도 같은 게임을 즐겨주는 많은 유저들이 있기 때문인것이다.
현실로 돌아가면 아무것도 아닌
돈, 경험치, 아이템, 케릭터등에 얽매여 사람을 외면하진 말자.
그것들은 순간적인 기쁨일뿐이지, 당신가슴에 영원히 남을만한 기억이 될수는 없다.
결국 우리가 이 게임을 하지 못하게되었을때 가장 기억에 남게되는건.
많은 유저들과 이 게임을 -함께- 즐긴 행복한 기억들일뿐이지
절대 케릭터와 아이템, 돈이 될수 없다는걸 명심하자.
나와 거래를 하고있는사람은,
말을 하고있는사람은,
사냥을 하고있는사람은.
단순히 그 순간을 위한, 당신만을 위한.
'일회용 엔피씨'가 아니다.
나와같이 이 게임을 '즐기기'위해 들어온 -사람-인것이다.
얼마남지않은 유저..
동시접속 500명이 되어서야 후회할텐가.
그때서야 이해할텐가.
늦기전에 잘하자.
내 주위에 같이 어둠의전설을 즐겨주는 많은 고마운 유저들에게.
나와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조금더 잘해보자.
이 글을 읽고계신, 저와 같이 어둠의전설을 즐겨주시는 많은 유저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