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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劍 켄신 心] 『 내리사랑 』[1]
1173 2010.06.03. 04:53








  내 방, 작은 서랍 한켠에 꽂혀 있는

  낡디 낡은 검정색 노트.

  나는 이 노트를 "어둠 노트" 라 부릅니다.


  일부러 메모를 남기려고

  의도한 노트는 아닌지라,

  순간 순간마다 컴퓨터를 하면서 급하게 써내려갔기 때문에

  글씨도 삐뚤삐뚤, 글 내용도 뒤죽박죽 투성이지만


  이 노트에는 지난 십 수년간,

  내가 어둠의전설을 살아온

  모든 것이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기술,마법을 배우는데 필요한 재물과 장소.

  각 써클 별, 배울 수 있는 기술과 마법의 목록.

  속성을 볼 수 있는 수토풍화의 주기표.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템 목록,

  또 가지고 싶은 아이템 목록.

  감명 깊게 읽었던 시인의 글 제목과 글 번호.

  내가 수료한 퀘스트.

  그리고 퀘스트를 함께 수행한 동료의 이름들.

  지금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와 참여방법.


  이렇게 빼곡히 기록되어 있는 수 많은 내용들중

  최근까지도 내가 가장 즐겨 읽는 목록은

  "은인" 들의 내역이 적혀있는 "은인들 목록" 입니다.


  [1999년 1월 15일 xxxx님에게 50만원을 받다.]

  [1999년 3월 25일 xxxx님에게 사냥 방법을 배우다.]

  [1999년 4월 3일 xx님이 레벨 21부터 레벨 28까지 밀어주셨다.]

  [1999년 5월 1일 xxxx님과 함께 3써클 사냥 시작.]

  [1999년 6월 6일 xx님에게 셔스호안석반지, 메투스녹옥반지를 받다.]

  [1999년 11월 11일 xxxxx님에게 "길드" 란 것을 배우다.]

  [2000년 2월 8일 xxx님이 기술을 배우는데 필요한 셔스 풀템을 빌려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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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들은 대충 이러합니다.

  날짜와 아이디,그리고 도움을 준 내용.


  이렇듯 아주 작디 작은 사소한 것들까지

  전부 기록한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언젠가는 게임내에서 훌륭하게 성장해

  은혜를 꼭 갚아야겠다는 어리고 여린 마음에

  하나같이 모두 노트에 적어두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쭈욱 한권 가까이 되는 노트를 훑으며 읽어보니

  지난 십 수년간, 나는 참 많은 사랑을 받으며 "어둠의전설"을

  살았었구나 하는 마음에 절로 가슴이 뭉클해져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