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가끔씩
나는 이 속에서 "희망" 을 보기도 합니다.
요즘도 밀레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내일은 3써클 마법 나르콜리를 배울 수 있겠구나...^-^"
알콩달콩 자신만의 계획 속에
즐겁게 게임을 꾸려가는 어둠의 전설의 새싹들을
바라보며,
게임 게시판 내에 아직도 어둠의전설을 걱정하고
어둠의전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려
자기자신의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는
열혈 어둠 매니아들을
바라보며,
그리고 진심으로 어둠의전설을 아끼고 사랑하며
그 안에서 행복해하는
몇몇의 유저들을 바라보며,
나는 그들에게서 다시 한번, 희망을 찾습니다.
세상 살것 다 살아봤다고, 경험할 것 다 해봤다고
이제는 다 같이 포기하고 망하자고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좌절" 과 "상실감" 을 안겨줘야 하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지금 어둠의전설이 망했네 마네 하며 주저앉아있는 올드(Old)들도
예전엔 모두 하나같이 이곳 내에서 큰 꿈을 꾸며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 을 받으며 자란
새싹(New)들 이었을 것입니다.
동시접속자 수란 것도 모르고, 게임 내 게시판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어떤 어떤 아이템이 현으로 얼마의 값어치가 있는지 계산할 줄도 모르고
한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경험치량도 모르고
그냥 순수히 게임을 게임으로써 재미있게 즐기던 어린 시절 말입니다.
때는 바로 지금 입니다.
그때 받았던 사랑을 지금의 새로운 새싹들에게
물려 주는 것은 어떨까요..?
예전이라고 어둠의전설이 꿈같이 아름답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를 옆에서 도와주고 이끌어줬던 많은 선대 유저들이
우리의 꿈이 조금 더 오래갈 수 있도록, 우리가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곳에서 정말 아름다운 꿈을 꿀 수 있었던 거지요.
이제는 시간이 흘러 우리들이 이 곳에서
똑같이 그 역할을 해야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어둠의 부조리를 겪어 본 사람은
지금 새롭게 자라나는 사람들이 그 부조리를 겪지 않도록
옆에서 도와주며
어둠의 허무함을 느껴 본 사람은
지금 새롭게 자라나는 사람들이 그 허무함을 느낄수 없도록
옆에서 채워주며
그렇게 자신이 여태껏 받았던 사랑을 우리 새싹들에게
물려 줍시다.
사랑은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를 사랑으로 이끌어 주신 선대의 은인들은
이미 이곳에 없지만,
그래서 그 은혜와 사랑을 그들에게 다시 갚아 줄 순 없지만,
우리가 받은 사랑 그대로를 지금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내리 사랑" 해 줄 수는 있습니다.
훗날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그들은, 더욱 더 큰 사랑을
후대에 내릴 것이고, 그렇게 어둠의전설은 차츰 더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사랑은 결코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사랑은 흐르는 것입니다.
아니, 사랑은 내리는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이제, 이 곳을 시작하는 새싹들을 보조하는
초라한 곁다리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나는 결코 슬프거나 비참하지만은 않습니다.
내가 선대의 은인들에게
"어둠의전설" 에게 받았던 "꿈" 과 "은혜" 와 "사랑" 은
내가 이곳에서 베푸는 사랑에 반에 반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는 참..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랐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