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와 프리지아를 함께 두지 마세요.
향이 섞여버리잖아요."
아까 전, 내 방 한가득 뿌린 네 향수의 향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창밖의 빗방울도 어느새 그쳐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네 향수 병을 꺼내
내 방 한가득 뿌리고 뿌려본다.
또 다시, 네 은은하면서 달콤한 향은
내 방 안 쾌쾌한 커피 향과
우중충하고 무거운 비(雨) 향과 뒤섞여버린다.
...
향은 서로를 덮지 않고 이렇게 쉽게 섞여버리는데
너와 나는 왜 함께 섞일 수 없었을까 ..?
기분탓인가.
어느새 네 향이
내 방을 전부 뒤덮고 있다.
우리가 만나던 그 때처럼 ...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