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알고 지내는 친한 여자 동생중
외국 브랜드의 자동차에 푸욱 빠진 녀석이 한명 있다.
나는 생판 이름 한번 들어보도 못한 그 차가 뭐가 그리좋은지
자기는 "집"이고 "남자친구"고 다 필요 없고
그 차 하나만 있으면 인생 만사 오케이라며 노래를 부르는 녀석.
몇년전부터 그 자동차를 사려고 한푼두푼 돈을 모으는 그 녀석은
이제는 제법 많은 돈을 모은것 같다.
한참 멋을 부릴 나이에, 그럴싸한 옷 한벌 안 사입고
친구들 모임에 나가면 짠돌이,수전노 라는 온갖 뒷욕은 다 들으면서도
돈 한푼 아낄려고 벌벌기는 그 녀석을 보고 있자면
그 차가 꽤나 갖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이 어느정도인지 알것도 같다.
오늘도 그 녀석은 집에 혼자 가는 으슥한 길이
무서워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연스레 화제는 또 그 녀석이 갖고 싶어하는 그 차 였고
녀석은 또 혼자 신이 나서
그 차를 연예인 누가 탔네 마네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한참 이야기가 오가던중 나는 문득 궁금해져
"너 그 차를 사면 어디부터 갈거야?"
"누구랑 같이 탈거야?"
라고 물어보았다.
"......"
신이 나서 대답을 한보따리 털어놓을것 같던 그 녀석은
의외로 한참을 대답하지 않았다.
"너 그런것도 없어?"
"그럼 그 차 왜 사려고 하는데? 뭐하려고?"
한참을 머뭇거린 뒤, 그 녀석은 대답했다.
"그냥. 그 차가 갖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