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딱 5년 전으로만 돌아갔으면 좋겠다."
"오빠. 지금부터 5년이 또 지나면, 그땐 또 지금 이 순간을 그리워할걸?"
언제였던가,
푸념 섞인 내 한탄에 돌아오는 후배놈의 짧은 대답.
그렇게 시간이 많이
좀 많이 흘러가면서
나는 조금씩 알아갔다.
왜 그렇게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주인공 친구들이 주인공에게 소주 잔을 기울이며
미래가 과거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는지.
왜 그렇게 사람들은 과거보다 미래를 위해 살아가는지.
그것은 아마 "추억"
추억 때문일 거다.
추억은 과거에서만 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과거에도 "추억" 은 존재하지만
미래에서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미래보다 조금 더 머언 미래에서 가지게 될 "또 하나의 추억".
그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 "또 하나의 추억" 은
아직 형체도 없고 주제도 없는 불확실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으로 빛날 수 있다.
지금 내가 아끼고 사랑했던 "추억" 들이 그만큼 소중한 것이었다면,
내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또 하나의 추억" 들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소중할 것이라고 믿어본다.
나는 이제야 그 소설 속 '51' 에 '1' 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