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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劍 켄신 心] 『 라스트 갓파더 』[1]
2535 2011.02.03. 07:21







  "뭐 볼래..?"

  함께 온 친구의 질문에

  내 손가락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라스트 갓파더' 라는 영화를 지목한다.



  "너 코메디 싫어하잖아"



  맞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장르 멜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영화장르 코메디.

  하지만 나는 왠지 그 영화가 보고 싶었다.



  실컷 웃고 싶었다.

  그것도 그냥 실컷 웃고 마는게 아니라,

  아무 걱정,고민 없던 20여년 전으로 돌아가

  그때처럼 똑같이 영구를 보며 실컷 웃고 싶었다.



  어두컴컴한 상영관에 불이 켜지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입장하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넷..

  겨우 일곱.



  평일 오후라지만,

  너무나 적은 관객 수에

  내 기대는 이내 영화를 보기도 전에 김이 빠져버렸다.



  이미 빠져버린 김이었지만,

  영화의 내용은 그보다 더 허무했다.

  영화가 시작되고 어김없이 바보흉내를 내며

  심형래 특유의 영구가 등장한다.



  그리고 똑같았다.

  '신발냄새로 상대방 기절시키기'

  '뺨 때리기'

  '몽둥이로 얻어맞기'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20년전에 "유머 일번지"나 "영구와 땡칠이"에서

  한번쯤 봤을범직한, 그 레파토리 그대로 똑같았다.



  영화가 시작된지 채 1시간도 되지 않아

  내 앞에 앉은 남자 세명은 팝콘봉지를 집어던지며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함께 온 친구는 옆 의자에 발을 얹은 채 잠이 들어버렸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셋 뿐이었다.

  나, 그리고 내 우측 끝에 앉아있는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두 명의 일행.

  하지만 아이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영화를 보는 내내 박수를 쳐가며 웃어재낀다.



  100여분 간의 런닝타임이 끝나고,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재밌었냐는 친구의 질문,

  나는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어 머리를 긁으며 멋적게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