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빵에 중독 된 것 같아요. 어떡하죠 ㅠ.ㅠ?"
From DJ "이제 살찔 일만 남으셨네요."
친구와 다투고 무거운 마음으로 올라탄 버스.
핸드폰에 이어폰을 연결해서 디엠비 라디오를 켜자, 이내 오늘의 사연들이 쏟아진다.
사소한 고민, 심각한 고민, 이성 문제, 친구 문제, 가족 관계, 진로 문제, 직장 문제 ...
수 많은 고민들이 올라오고 그에 맞춰 라디오 디제이는 그 사연에 걸맞는 답변을 내놓는다.
물론 그 고민에 대한 정답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가벼운 농담이나 시시껄렁한 멘트, 그 뿐이다.
내 마음이 지금 무거워서 일까. 아니면 한밤 중에 오는 사연들이라서 일까.
오늘따라 뒤로 갈 수록 사연 하나하나가 무겁고, 힘들고, 슬퍼보인다.
이것 저것 생각을 하며 창 밖을 보는데
이제 날씨가 초여름이라 그런지, 자정이 한참 넘은 야심한 시간인데도
포장마차엔 빈자리가 없을만치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있다.
제각기 무어가 그렇게 억울하고 힘든지 앞에 앉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울고 웃고 인상쓰는 모습은, 라디오의 사연만큼이나 많은 고민이 있는 듯 했다.
문득 참 측은해 보였다.
라디오 속 사연의 사람들, 포장마차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온 힘이 빠져 덜컹거리는 버스에 시체마냥 몸을 기댄 내 모습,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측은해 보였다.
사람의 마음이란 이리도 여리고 여린 것인데,
우리는 하루하루 세상을 살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고 또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른 상처를 입고.
그렇게 힘겹게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에서 내려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는 길.
아까 전, 라디오 디제이가 뱉은 시시껄렁한 답변 하나가 귓가에 맴돌았다.
"사랑이니까 아프죠. 행복하기만 하면 그게 사랑인가요??"
그래, 인생이니까 지치고 힘들다. 어디 기쁘고 즐겁기만 하다면 그게 진짜 인생일까.
오늘은 힘들다. 아니 지금은 힘들다.
하지만 내일도 힘들까? 내일도 오늘처럼 처절하기만 할까?
깜깜한 밤이 지나가면, 내일은 또 내일의 상쾌한 햇살이 나를 맞이 하겠지.
나는 오늘도 이렇게 내 인생을 산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