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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셔스
안녕요!!
11864 2011.07.26. 22:04

뱃살도 쏙 들어가고, 볼에 물었던 사탕도 쏙 빠져있고,

운동화보단 구두가 더 편하며,

백팩이 아닌 핸드백을 어깨에 끼고서,

영단어암기장이 아닌 파우더 속 거울을 더 많이 들여다 보고,

필통이 아닌 파우치를 가지고 다니게 될 줄 알았어요.

그게 당연한 일상이 될 줄 알았고,

스물 일곱.

이 때 즈음이면, 졸업을 해서 뭘 하든 하고 있을 것만 같았는데,

10년 전 처음 이 게임을 알게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저는.

수험생이네요.



참 많은 것들을 꿈꿨고, 꿈꾸는 모든 것들은 다 이루어질 줄 알았던,

긍정적인 소녀였는데,

눈 한번 감았다 떠보니 스물 일곱이라는 나이가 그 모든 꿈들을 잡아먹은 뒤였고,

그 어떤 망설임도 없이 남들 다 한다는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네요.

갓 스무살 땐, 집에서 그렇게 권유해도, 공무원은 죽어도 싫다고 했었는데 말이죠..





음..

아직도 이 곳에 유저가 남아있단 사실에 새삼 놀라고 갑니다.

10년 전 그 때와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이 곳을 즐기고 있는 열일곱 무렵의 소녀들은 어쩌면

저와 같은, 재미, 설렘 등으로 하루하루를 채워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지나고보면 추억인데, 그렇게 웃을 수 있기까지 제가 했던 엄청난 후회를 그들도 경험할까봐

좀 걱정이 됩니다.



그 어떤 요지도 찾을 수 없는 그런 글이지만,

아무튼,

나 여기에,

또 들렸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