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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劍 켄신 心]『 좋아한다 / 사랑한다 』[2]
1432 2011.08.31. 23:06






  사람이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나의 존재" 라는 전제조건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


  너무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숟가락을 놓지 못하는것은

  내가 그 음식자체를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한테 너무 맛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재미있는 티비프로를 보면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내가 그 프로자체를 너무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한테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는 늘 "나"라는 전제조건이 먼저 성립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대상은, 절대 "나라는 존재"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 때문에, 내가 겪어야 할 어떤 희생과 아픔도

  전혀 감수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것은 조금 다르다.

  "사랑한다"는 것은 전제조건도 없으며, 인칭도 없다.

  "내가 무엇무엇을 사랑한다"고 말을 할때 앞에 붙어있는 "내가"를 떼버려도

  그 말은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나"를 버릴 수도 있으며, 내가 겪을 어떤 희생도 감당해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내"가 먼저가 아닌, 사랑하는 대상이 "나"보다 먼저일 수 있는 것.


  그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쉽게 좋아할 순 있어도,

  쉽게 사랑하기는 힘들며,

  그 것이 진정한 사랑이 되려면, 더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요즘에는 어딜가나 사랑… 사랑… 사랑…

  어찌보면 너무 쉽게 사랑을 말하고,

  너무 간단하게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랑은 결코 달콤한 초콜릿처럼 달지만 않고,

  장미빛처럼 아름답지만도 않다.


  끝없는 인내와, 끝없는 고통, 그리고 그 안에서 밀려오는 공허와 슬픔 ..


  가장 두려운 것은,

  언젠가 그 모든 것을 겪어냈을때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닐 수도 있으며

  어쩌면 나란 존재를 영원히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역시 어찌할 도리는 없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있어 항상 내 존재

  그 이상인 것이니까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 나에게 있어 / 항상 / 내 존재 / 그 이상 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 나에게 있어 / 항상 / 내 존재 / 그 이상 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 나에게 있어 / 항상 / 내 존재 / 그 이상 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좋아하는지, 또는 사랑하는지

  헛갈려하는 사람들은

  늘 이 말을 가슴 한 켠에 깊이 새겨두고

  펼쳐보고 또 펼쳐보길 바란다.



















                            "스며오는 향기는 아련한 백매화향 ..."

                                ㅡㅡㅡ 히무라 劍心 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