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서 어딘가를 가려면 마을버스를 꼭 타야한다.
마을버스를 타야 지하철이던 버스를 타러 갈수있기 때문에 -_-;
내가 집을 나서면 항상 처음으로 하게되는것은 마을버스를 기다리는것이다.
근데 참 이상했다.
똑같은 버스인데 항상 내가가는 방향이 아닌 반대편의 버스가 먼저온다.
심지어 심한날은 반대쪽엔 같은버스가 두번이나 지나갔는데 이쪽엔 한대의 버스도 오질 않는다.
그런날이면 안그래도 더운날씨에 괜히 화가난다. -_-;
특히나 바쁘거나, 약속시간에 늦은날엔 반대쪽만 빨리오는 버스가 얼마나 얄밉던지.
확률적으로 생각해도 5할 아닌가?
이쪽이 먼저올 확률, 저쪽이 먼저올 확률.
그런데 왜 항상 내가타는방향이 아닌쪽의 버스가 먼저오는걸까.
언젠가, 너무 답답해서 결국 실험을 했다.
나갈때마다 핸드폰 메모장에 마을버스가 이쪽에 먼저오는지, 반대쪽에 먼저오는지
일일히 기록하기로 한것이다.
그렇게 나는 약 두달동안 버스를 타며 어느쪽이 먼저왔는지-_-; 기록을 했고
결과는 내 생각과 너무나 달랐다.
거의 5할에 가까운 확률로 양쪽의 버스가 비슷하게왔으며,
심지어 내가 가는방향의 버스가 반대방향의 버스보다 더 많이왔던것이다.
그동안 난 피해의식을 가지고,
이쪽 버스가 먼저오면 아무런 생각없이 기분좋게 타고
반대의 버스가 먼저오면 인상부터 찌푸리고 악을쓰며 버스를 기다린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화를 냈던 기억만 머릿속에 남아있지. -_-;
남들이 봤다면 얼마나 웃겼을까.
결국 비슷하게 오는 버스였거늘.
그동안 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제대로된 상황판단도 못한채
바보같은 생각만 해왔던것이다.
죄송합니다. 버스기사님들. -_-;; 괜히 원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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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와 그녀의 관계도 그렇지 않나 싶다.
단지 그녀가 나를 떠나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얼마나 많은시간동안 그녀를 원망했는지 모른다.
사실, 따지고보면 내가 못해준게 더 많은데.
나에게 큰 도움을. 그리고 행복을 줬던 그녀인데.
약속 하나하나 지키지 못한 내 자신을 원망했어야 하는건데.
왜 그렇게 큰 피해의식..
그리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바보같이 그녀를 원망했을까.
왜 그녀를 조금더 편하게 보내주지 못했을까.
최근 며칠간 마음이 편해지질 않는다.
미련하고, 바보같은 내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언젠가..
그녀를 다시 보게된다면 꼭.
진심을 다해 말해주고싶다.
원망하지 않는다고.
너무너무 고마웠다고.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