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안맞아서 헤어졌다고. 그렇게.
주위사람들에게 말하긴 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일방적인 통보나 다름없는 이별이었다.
사실, 어느정도 이런일이 일어날거라 생각하곤 했었다.
2011년부터, 여자친구도 굉장히 바빠졌고
나도 이런저런일들로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받는 생활을 해왔다.
그와중에 서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됐고,
싸우고 화해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반복하기를 몇번.
헤어지자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지만
내가 계속 달래고, 또 붙잡는 그림이 반복되었다.
잘해주고 싶었다.
평범하지 않은 내 생활을 같이 걱정하면서, 진심으로 응원해준 사람이었기에.
하지만 2011년초엔 잘해주고 싶어도 잘해줄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조차도 스스로가 감당이 안되던 시기니까..
헤어지자는 이야기는, 한번 나오기 시작하면
언제든지 다시 나올수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언젠가 올거라는 생각을 내심 했었던것 같다.
헤어지게된날,
우린 처음에 데이트했던 추억의장소를 돌았다.
서로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옛날의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집으로 가면서.
나는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한마디 했고
그녀는 펑펑 울었다.
그녀를 달래주며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잡을 생각을 했다면, 잡을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그런일을 반복하고싶진 않았다.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그녀를 잡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이별을 했다.
-
수많은 스트레스로 감당이 안되던 나.
그나마 내 스트레스를 같이 나눠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던 여자친구가 없어진 이후론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그때의 내 자신을 생각하면 정말 어떻게 버텼나 대견할 정도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새벽에 누워도 잠이오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 그리고 불안.. 걱정.. 슬픔. 오만가지 감정때문에.
아침까지 누워있어도 잠들수 없었고, 아침에 몸이지쳐 겨우 잠들곤 했었다.
그렇게 잠들어도 2,3시간 자면 많이 자는것이었고
나는 거의 폐인이 되어갔다.
시간이 그렇게 빨리갈수도 있다는걸 그때처음 느꼈다.
집에만 있었는데도 2~3일이 막 훌쩍 지나가고 그랬다.
평소엔 하지도 않던 술을 찾았고,
평생 피지 않겠다던 담배를 피워보겠다는 생각까지도 했었다.
극단적인 생각을 할 정도로
나는 정신적으로 코너에 몰려있었다.
헤어지면서 약속을 한게 있었다.
헤어진뒤 약 한달이란 시간이 흐르면 얼굴을 다시 보자고.
한달이란 시간은 너무 금방 가버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흘러간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때 난, 그녀를 마지막으로 보고온다는 각오를 하고 약속장소에 나갔다.
술자리에서 서로 하지못한 이야기를 하며,
내가 없어도 큰 빈자리를 느끼지 못했다는 그녀의 말에, 내 가슴속엔 상처가 생겼다.
마치 내 존재가 평소에 짐만 된것같이 느껴졌기에..
술을 마시고, 카페로 자리를 옮겨
조심스럽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생각이 없냐는 나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조용히 저었다.
-
그 이후로, 반년이 넘는 시간동안 난 그녀를 한번도 보/지 않았다.
핸드폰 번호도. 카톡도. 미니홈피 관계도.. 모두 정리했다.
계속해서 미련이 생길것 같았기에..
...
지금도 사실 가슴이 아프다.
참 신기한게,
그녀를 떠올리면 지금도 두가지 감정이 생긴다.
잘해주지 못한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좋은추억을 만들어준것에 대한 고마움.
하지만
나와의 특별한 몇 약속을 지키지 않은것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말로 표현할수없는 배신감.
이런 두 감정이 공존할수 있다는게 신기하다.
내 마음이 정리되기 전까진.. 내가 그녀를 다시 보는일은 없을것같다.
그녀는 나에게 너무나 특별한 사람이었다.
여자친구라서가 아니라.. 그냥 말로 형용할수 없을만큼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꼭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한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한달이란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했는지도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너무 힘들었다는것 밖엔..
어제, 가족여행을 다녀오시면서 부모님이 말씀하셨다.
그당시 너의 모습이 너무나 걱정됐었다고.. 하지만 혼자 일어날수 있을거라 믿었다고.
눈물이 핑~돌더라.
악몽같던 4월이 지나가고.
5월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