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핸드폰을 잃어버려 한참을 찾았다.
이곳 저곳 전부 다 찾아봐도, 핸드폰은 보이지 않았고
나는 문득 생각이 나
집 전화기로 내 핸드폰에 전화를 걸었다.
그때 수화기 너머로 1년 전 이 맘때쯤 유행했던
알앤비 가요가 들려왔다.
'그때는 좋다고,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노래를 사서 통화연결음으로 지정해놓았었지..'
1년 전, 너무 듣고, 또 들었던 노래였었던지,
수화기 속, 노래는 내 귀를 금새 거북하게 만들었다.
그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한테 지난 1년간 수 없이 전화했던
많은 사람들은 참.. 얼마나 지겨웠을까..'
가끔 전화하는 어색한 사이가 아닌,
매일매일 하루에도 대여섯번씩 통화하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은
저 노래가 얼마나 지겨웠을까..
행여 내가 전화를 받지 못하게 되면,
늘상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들어야 했던
무려 1년간의 저 노래가 얼마나 지겨웠을까..
나는 내 통화연결음을 들어야 할 일이 없었기에,
그 것을 바꿔야 할 필요도, 바꿔야 할 이유도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었다.
내게 전화를 걸어주고, 항상 나를 먼저 찾아주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당연히 해야하는 '배려'를 잊고 살았었다.
그저 모르고 살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