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가수다에 김경호가 출연한다고 했을때.
내 시선은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다들 알다시피, 화려한 전성기를 보낸 그에게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희귀병 투병, 성대결절, 그리고 결정적인 '나이'
40을 넘긴 나이는, 자신의 노래조차 원키로 부를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그런 상황에서 나는가수다에 나온다는게 과연 그에게 좋은일일까.
내 생각엔 절대 아니었다.
그 누구보다 화려했던 전성기.
이미 '레전드'로 기억되고 있는 그가 굳이 나는가수다에 나와
예전만 못한모습으로 경연을 한다는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언론의 질타를 받을것도 뻔해보였다.
과거의 우상이 그런식으로 폄하되는것을 보기 싫었다.
하지만 그는 나는가수다에 출연했다.
자신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사람은 본인일텐데. 정말 그 용기가 놀라웠다.
많은이들이 좋아했던 그런 칼날같은 고음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할수있는 범위내에서 자신의 음악스타일을 고집하며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은.
뭐랄까
아름다웠다.
자신이 할수있는 범위내에서 아직도 최선을 다한다는것이 멋있었다. 적어도 내눈엔.
호흡도 떨어졌고, 예전만큼 고음이 나오지도 않지만
그 특유의 카리스마와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모습만큼은 여전했다.
그 결과로
조기 탈락할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최고득표율, 명예졸업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어가며 김경호는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의 출연을 반대했던 나도, 어느순간부턴 그의 무대를 보며 같이 즐기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아직도 내가 생각이 짧구나. 하는 반성을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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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수없는것'들에 도전하는사람들도 너무 멋있고 아름답지만,
가끔은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수있는것을 묵묵히 하고있는 사람들을 보며
코끝이 찡해진다.
마치 언제나 같은자리에서 묵묵히 우리를 지켜주시는 부모님을 보는것처럼 말이지.
오늘도 자신이 할수있는것을 묵묵히 해내고있는 분들께 박수를 치고싶다.
ps
자신이 수백번, 수천번 부르던 노래를 나이를 먹어감으로써 부르지 못하게 된다면
그 가수의 기분은 어떨까? 정말 상상이 되질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