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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친구
2455 2013.11.07. 13:31









고등학생땐, 당연한 일상이었다.

매일매일 쳇바퀴돌듯 반복되는 중복된일상 속에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다.

웃고 떠들고 장난치기만 할줄 알았던 중학생때와는 달리, '입시' 라는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다가왔고. 다같이 받는 스트레스속에서 서로를 위안하며 힘이되고 우정이란게 무엇인지

조금은 느낄수 있었다.





시간이지나



우리는 이십대가 되었다.


누구는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대학생이 되었지만, 누구는 눈치를보며 재수생이 되었다.

누구는 바로 일을시작해 돈을벌기 시작했지만, 누구는 일을구하지 못해 백수가 되었다.

누구는 꿈을찾아 바로 달리기 시작했으나, 누구는 그 꿈을찾지못해 괴로워했다.



이처럼

모두 '똑같이' 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지던때와 다르게

20대가 되자, 우리의 처지는 누가봐도 분명히 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




중복된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되는 20대.

그 새로운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는것이 그렇게 재미있었다.




오히려 스무살이 되면서 생긴 인간관계는 '형식적', '계산적' 이었던 경우가 많았고

그런 인간관계속에서 지친 우리는

아무런 허울없이 만날수 있는 학창시절 친구들을 많이 찾게 되었다.

대학생활 이야기.

일 이야기.

자신의 꿈에대한 이야기.





이제 갓 성인이 된 우리는 술잔을 제법 어른처럼 기울이며 이런얘기를 했다.

그때까진 그랬다.

재수생친구를 불러 술한잔 따라주며 '힘내 친구야' 라고 말할수 있는 여유가.

누군가 군대를 가거나, 특별한 일이 있으면

다른일보다 친구들을 우선시하여 다같이 모일만한 그런 여유가.

우리에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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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흘러

'군대'라는것이 우리를 모두 뿔뿔히 흩어지게 만들었다.





고등학생시절 장난으로 만들었던 싸이월드 클럽.

대부분의 친구들이 군인이라는 신분에 소속해 있으면서도

그 클럽을 통해 서로 소식을 전하고, 자신의 사는이야기를 적곤 했다.



서로 낯선환경에서 누구나 힘들었지만,

그 환경에서조차 서로의 경험담을 적고 서로에게 도움이되는말을 적으며 서로에게 힘이됐다.

자신에게 가장 중요했던 '휴가'조차

다른친구들과 한번 만나기 위해서라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쓰는게 가능했다.





그렇게 군대에서조차 우리의 관계는 너무나 좋았다.

그때 생각했다.

'아. 우리가 정말 평생 갈 친구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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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특별한 사정이 있는 친구가 아닌이상, 현재 거의 모든친구가 전역을 했다.




전역을하면 더 많이 모일줄 알았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았다.



인생의 무게를 알아버린 친구들은, 자신의 할 일을 하기에 바빴으며

가끔씩 나오는 금전적인 문제,

서로를 단순히 친구가 아닌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필요로 해 부르는 경우가 몇번씩 생기면서

우리의 사이는 조금씩 금이가기 시작했다.




누구는 잘 나가고.

누구는 못 나가고.

우리에게만큼은. 그런부분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줄 알았는데.




누구를 시기하고

누구를 질투하고

그런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친구들이 많아 가슴이 아팠다.

언제부터 우리가 서로를 그런시선으로 바라보게 된것일까.

...






요즘엔 그렇다.

우리 모두가 모인 카톡방은 여전히 있지만

쓸데없는 소모성 대화가 대부분이 되었고,

이제는 여행을 가자고 해도. 누군가의 특별한 소식으로 한번 모이자고 해도.

친구들끼리 한번 모이는게 정말 쉽지가 않다. -.-





요즘따라..

철도 없었지만 그렇기에 더 순수하게 서로를 생각할수 있었던 학창시절이 그립고,

누군가에게 무슨일이 있으면 10명 이상의 인원이 한번에 금방금방 모이던 갓 스무살때가 그립다.

이제는 그런모습을 보기 쉽지 않으니.





내가 이렇게 우리의 관계를 생각하며 안타까운 생각을 할때.

다른 친구들도 나와같은 생각을 할지.

아니면 이제는

정말 평생갈 친구라고 생각했던 우리사이도

남과같이 변해버린건지.

가슴이 아프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조금씩 멀어져간다.

우리는 앞으로도 만날것이고, 평생 가게 될 친구들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예전보다 더 가까워질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누가 던진다면

그렇다고 확실하게 대답할수가 없을것 같다.







다들 이렇게 사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