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유독 잘 잃어버리는 친구가 있었다.
그게 어느정도였냐면
그친구와 다섯번 술을마시면 그중에 한두번은 꼭 술집에 지갑이나 휴대폰을 두고 오거나
이미 정신차리고보면 지갑이 없는 상황을 보게된다. -_-
처음엔 친구들 모두가 신경좀 쓰라며 엄청난 질타(?)를 가했지만
본인은 끝까지 변하지 못했고,
친구들 역시 처음에는 지갑을 잃어버리면 마치 자기일인냥 열심히 도와줬지만
그녀석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게 괘씸했는지
아니면 매번 뒤치다꺼리를 해주는것이 못마땅했는지
나중엔 다들 변하고 말았다.
"아.. 또 지갑 없는거같다 망했다.."
-_-
"아까 술집한번 다녀와봐~~ 우린 당구장 가있을게~~"
-
이 친구가 물건을 계속해서 잃어버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만큼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지갑을 잃어버리면, 또 지갑을 사는 친구고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또 휴대폰을 사버리는 친구다.
이녀석은 소를 수없이 잃었지만 외양간을 고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해 많은 소를 잃을것이다.
---------------------------------------------------------------------------------------
흔히 사회에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 라는 속담은
소를 도둑맞은 다음에야 외양간을 고친다는 의미로
자기반성을 한 후, 행동에 옮긴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일이 잘못된 후 손을써도 소용이 없다는 이야기를 비꼬는말로 자주 쓰이곤 한다.
하지만 난 소잃고 외양간 고치면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위 친구의 이야기처럼
세상엔, 소를 잃어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사람이 수두룩 하는걸 넘어서
자신이 소를 잃어버리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으니까.
어둠의전설에도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말도 안되는 직업밸런스로 유저들이 상처입은 경우도 있었고,
해킹문제로 어둠을 떠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지나
결국 연주공격은 패치되었고, 플레이패스와 otp가 생겨남으로 해킹문제도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다.
내 주위에도 해킹, 직업밸런스 문제로 어둠을 떠나간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이것역시 수많은 '희생'이자, 지나간 어둠을 다시한번 돌이켜볼수 있는 '교훈'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것이라도 좋으니,
꼭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면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언제나 유저들은 목소리를 내고있다.
그것을 귀를열고 듣느냐 듣지못하느냐.
그게 바로 정말 흥하는 게임과 그렇지 못한 게임의 결정적인 차이가 아닐까 한다.
조금만 더 유저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십년넘게 하는사람도 굉장히 많은데 이런 유저분들 한명 한명이 vvvip가 아닐까요?)
ps
어둠의전설 유저들이야말로 정말 부처님과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이런 올드한 게임에, 이런 운영을 하고있는 게임이라면 정말 미련없이 다른게임을 할만도 한데.
어떤 운영이던, 어떤 패치가 있던 그냥 묵묵히 일방적으로 어둠의전설을 해주는것을 보면
엄청난 애정이 느껴진다.
어둠의전설을 욕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어둠의전설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보이는 모습..
츤츤*_*
-------------------------------------------------------------------------------------
다들 외양간 잘 고치면서 살고 계신가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에게 잘해야지 잘해야지. 그렇게 생각한게 어제같은데.
어제 드라이크리닝을 해야하는 제 옷을 아무말씀도 없이 세탁기에 돌리셨길래.
아끼는 옷이다보니 할머니에게 -_- 신경질을 내버리고 말았네요.
그깟 옷 하나가 뭐라고..
밖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만나고, 맛있는거 먹을땐 할머니 생각도 못하면서.
결국 집에와서 내가 하는건 할머니에게 화를 내는것 뿐인가 싶어서 한동안 굉장히 자괴감에
시달렸습니다.
이제는 어른이 됐다고. 다 안다고 그렇게 생각하곤 하는데 아직 멀었나봐요. 항상.
앞으로 살면서 몇번이나 외양간을 고쳐야할진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셀수없다는 거겠죠.
다들 외양간 고치시느라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힘냅시다. ^^
고치는게 어딥니까. 제 친구는 고치지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