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는 두가지로 나뉘곤 한다.
올해 한해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내년 한해에 대한 기대감.
나는 전자를 훨씬 더 많이 느끼곤 한다.
올해도 정말 보람차게 보냈구나. 라는 생각보다는
올해에 내가 정말 이루어낸것은 무엇일까. 하는 물음을 더 많이 했던것 같다.
성격상 내 자신에게 만족했던 한해는 별로 없었던것 같다. 그나마 작년?
항상 후회하고, 자책하고.
이제 조금만 있으면 이렇게 또 한살을 먹는데 나는 진정한 의미로 성장해가고 있는가
나아가고 있는가
즉 진보하고 있느냐의 문제에는 항상 물음표가 따른다.
이 부분에서 자신있게 만족한 순간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것같다.
결국엔.
모두에게 즐거운 망년회의 술자리도,
연인들에겐 특별한 하루인 크리스마스도 (참고로 부모님 생신이 크리스마스;)
나에겐 남들만큼의 의미가 없다.
12월은 그냥 컨디션이 오히려 더 쳐지는 그런 시간들일뿐..
더불어 새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게 되는 그런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언제부터였을까.
한살, 한살 더 나이가 드는것에 대해 '기대감'보다 '부담감'이 커진건.
아마 고등학생 무렵이 아닐까 싶다.
빨리 어른이 되고싶다는 중학생 때와 다르게, 고등학생의 나에겐 한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깨에 짊어져야 할 책임과 부담이 늘어났으니까.
그렇게 나는 한살, 한살 계속해서 나이를 먹어가고있다. 그만큼의 부담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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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연말의 술자리에서 친구녀석에게 이런 얘기했던적이 있다.
올해가 지나가는게 너무나 아쉽다고.. 그럴수만 있다면 연초로 시간을 돌리고 싶다고.
하지만 그 친구녀석의 답변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만약 올해초가 아니라, 작년으로 돌아갈수 있다면 어떻게할래?"
순간 멈칫했다.
하지만 고민끝에 내가 내린 결정은 작년이라도 돌아가고 싶다는 결정이었다.
"그럼 너의 마음대로 돌아갈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데?"
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해보니..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과거로. 아니 그것보다 더욱더 과거로. 과거로...
결국 끝도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인간은 후회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결국 무엇을 해도 후회하게 되어있다는것.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할필요 없다는것.
내가 만족해 했던 여러 시간들도, 지나고 나서 이렇게 후회하는것처럼.
결국 과거로 돌아가 다시 내 자신을 바꿔본다고 해도..
또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나를 후회하고 있겠지.
부질없는 푸념과 친구녀석의 의외의 답변에
생각보다 뜻깊은 술자리가 되었고, 그날 밤 돌아오며 내가 했던 생각들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흘러, 나는 또다시 올해를 보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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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해도 다 가고있네요. 이제 4주도 안남았으니.
항상 연말에 시인의마을에 이런 문구를 적었어요. 지금도 찾아보면 있을듯.
"올해 못한것에 대해 아쉬워 하기보다는, 내년에 내가 할수있는것에 대해 기대를 가져라."
사실 이 말은, 많은분들에게 용기를 드리고자 한 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제 자신에게 하고싶은말이기도 했어요.
기대감보다, 부담감을 더 크게 가지고 있던 제 자신에게.
달라지고싶어서.
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할수 없다고 ^^;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제 자신의 모습과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은걸 보니.
조금은 우습기도 하네요. 하하.
올해겨울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하다 싶었는데, 요 며칠새 엄청 추워졌네요.
다들 감기걸리지 않게 몸관리 잘 하시고..
연말인사를 지금 하기엔 조금 이른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올 한해의 좋은 기억들은 잊지않게끔 다시 떠올려 보시고..
주위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내년에 대한 기대감! 을 가지고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