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적 다섯살 아이의 눈안에 비친 티비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먼지가 뽀얗게 앉은 신랑각시 인형. 그 신랑각시인형이 남자와 여자라는 것도.. 남편과 아내라 불리는 부부인형이라는 것도 몰랐다. 그 촌스럽고 울긋불긋 했던 동그랗고 커다란 눈동자의 신랑각시 인형이 이제 조금 있으면 나의 신혼집에 생길지도 모르겠다. 내일 모레면 결혼을 한다. 삶의 한 획을 긋는 이 시점에서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이때에 그동안 친하게 지내왔던 사람들..그동안 소원해져서 멀어진 사람들까지 몽땅..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이제 내가 어른이 되야한다는 것일까. 평생에 한번 입는 웨딩드레스를 입을수 있다는 두근거림 보다는... 결혼식장에서 눈물흘리실 엄마의 모습이 자꾸 눈앞을 가려 뭔가 뜨거운 것이 올라오는 것은 티비 광고에서처럼 엄마 사랑해요.. 라고 말하지 못하는 아직 철부지 어린 딸인 나... 유난히 친구가 많은 나와....유난히 친구가 없는 우리 신랑될 사람.. 서로 정반대의 사람끼리 만나 행복하게 잘 살면 될터이지만.. 일주일 먼저한 집들이에 와주었던 사람들을 보니 그 마음씀씀이와 따뜻한 정을 정말 무시못하는것이 인간인가보다.. 의젓하게 딸을 시집보내지 못하는 엄마가 밉다. 혼자 앉아 눈물 훔치며..성아야..너 결혼할때 엄마 많이 울꺼 같은데 어떡하니.. 라고 말하는 엄마가 너무 밉다... 미워서 어쩔줄을 모르겠다.... 학교 다닐때 화장실 까지 밥에다 국을 말아 떠주시던 엄마.. 학부모모임이라도 있는 날이면 늘 촌스러운 파마머리의 엄마가 싫어 제발 세련되게좀 입고 오라며 투정부렸고 멀리서 엄마가 걸어오는 모습이 보이면 일부러 아는척 하기 싫어 다른데로 피해가던 나.... 심지어..아빠와 이혼하던 날까지 엄마 탓이라며 당신 가슴에 비수를 꼿는 말만 골라서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엄마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목이 매다니.. 이제 나 결혼해서 떠나면..우리 엄마 팔다리 쑤실때 안마는 누가 해주지? 차마 영원히 못할거 같은말을 여기에 씁니다.. "엄마..정말 사랑해요..이렇게 이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