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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어쩔수 없는것
2654 2015.03.08. 04:18









작년 여름이 끝나갈때쯤..이었나

나와 가장 친한친구 두녀석이 사소한 일로 싸움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서로 사과만 하면 금방 풀릴것같던 일은, 점점 심화되어 걷잡을수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단순한 둘의 문제를 넘어서서..

친구들의 모임에까지 "A를 부를거면 난 부르지 마라."라는 대화가 오고가기 시작했고.

우리는 누구를 부르려면 또다른 누구를 포기해야 했다. 그렇다고 누구한명만 부르기도 애매한 상황..




그 두녀석과 가장 친한건 나였기에.

처음엔 웃으며 하루빨리 사과하고 풀라고 농담도 던지곤 했지만,

일이 커지면 커질수록, 갈등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정작 내가 할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은 둘의 문제.

일이 커지면 커질수록 오히려 나는 중간에서 할수있는게 없다. 아무리 친한사이여도..

참 씁쓸한일이다.



사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내 일은 아니다.

직접 내가 연관된 일도 아니고, 사실 둘이 알아서 해결하게 냅두면 그게 가장 마음 편하겠지.

그런데 왜일까?

한동안은 마음이 굉장히 불편했다.

그리고 서로 갈라진 두녀석의 사이를 보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두녀석과 가장 친한 친구로써, 내가 징검다리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고. 친구들의 모임에 두녀석 모두 나오지 않은 상황을 보면 굉장히 안타깝기도 했다.

결국은 모든게 내 잘못인거같아서. 내가 부족해 그런것 같아서.

내가 잘못한건 없는데

알수없는 죄책감을 떨쳐내기가. 한동안 굉장히 힘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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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내가 노력해도 되지 않는것들이 있다.

앞서서 말했던 인간관계.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내가 아무리 노력한들

반대편에서 손을 맞춰주지 않으면 영원히 소리가 나지 않는다. 나 혼자만의 공허한 움직임일뿐.




할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어, 나아지셨으면. 나아지셨으면. 그렇게 간절히 원하고 소망했지만

결코 이루어지진 않았다. 결국 내 손에서 해결할수 없는 문제였던거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마음을 잡는것도.

내 스스로 아무리 노력해도.. 잡을수 없었다. 이미 그 친구의 마음은 날 떠났기에.

이미 내 손을 벗어난 일임에도.

그 이후 나에게 돌아온 자괴감은 나를 무너뜨릴만큼 힘들었던 기억으로 아직도 남아있다.






우리는 살다보면 어쩔수없는일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수 없는 그런일들을 마주치곤 한다.

위의 내 이야기들처럼.

하지만,

마치 그게 내 잘못인냥. 모든게 내 실수인것마냥.. 죄책감이 들어 힘들때가 있다.

하지만 어쩌랴

누구나 겪는일이고,

결국 이미 내 손을 떠나간 일인것을.





그것을 굳이 내 손에 움켜쥐려고. 어떻게든 컨트롤 해보려고.

노력해봤자 더욱 더 힘든건 내 자신이 아닐까 한다.

아무리 허공에 있는 연기를 손에 움켜쥐려 노력해도, 절대 손에 움켜쥘수 없듯이.

이미 내 손을 떠나간일에 대해

너무 자책하고, 힘들어 하기보다는

그 상황을 냉정하게 이해하고

어느정도 받아들일줄 아는

그런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우리모두는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는게 아닐까.




힘든일도. 아픈일도. 죄책감이 드는일도.

구차하게 매달리고, 아파하기 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하고. 예전보다 조금더 빠르게. 훌훌 털어버릴수 있는 그런..





-




돌이켜보면

시인의마을에도 그런 글을 많이 썼던것 같다.

내 청춘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어둠의전설이 점점 어두워져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많이 안타깝고

씁쓸한.

그런 기분을 표현한 글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한다.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온라인 게임속에서, 이미 15년이 넘은 이 어둠의전설이란 게임은

우리의 손을 벗어난

이미 아플수밖에, 어두워질수밖에 없는 게임이 아닐까 하고.

그런데 계속 아파하고, 안타까워 해봤자 나에게 좋을게 뭐가 있을까.

그러려니.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보내주는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짧게 해보곤 한다.






...

..

.




때로는 손에 잡힐듯, 우리가 컨트롤할수 있어 보이지만

우리 마음대로 되지않는것들이 있습니다.


손에 잡힐듯 눈앞에 가까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것이 우리손에 잡히지 않는다는것을 우리는 잘 알고있습니다.



안타까워하고, 슬퍼하고. 또 후회하는것도 우리에게 있어 나쁜건 아니지만.

우리도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는만큼

조금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의연하게 넘길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제는 어쩔수없는 아픔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어둠人이 됩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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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참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저또한 이런저런 사정이. 일들이. 있었고.

부끄럽지만 글을쓰는게 어느덧 이렇게 낯선걸 보니 이곳에 관심을 두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나 봅니다.



저는 어둠의전설 아프리카tv 방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칫 개인적인 방송을 시인의마을에 상업적인 용도로 홍보하는것으로 비춰질까 부담스럽지만,

가슴에 맹세코 그런것은 아니니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는분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어둠의전설이라는 게임이 좋아 아직까지 이 게임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같이 소통하고, 또 추억을 공유할수 있는 하나의 컨텐츠가 되었으면 해서 계획하게 되었네요.



첫방송은 3월 30일이 될거같습니다. ^^;

어느덧 사냥외에는 다른 재미를 기대하기 힘들어진..

나아가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눈에띄게 줄어든 어둠의전설에서.

사냥외의 또다른 재미를, 그리고 서로의 추억을 공유하고 공감할수있는 곳이 될수있기를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_ _)






즐거운하루되세요~!




착한제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