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선물'이라는 두글자를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곱게 포장되어있는 상자를 떠올린다.
어릴적 친구 생일파티에 가면 싼 공책이라도, 필기구라도 포장해서 꼭 주고싶었던 선물.
요즘사람들은 그런 순수한 마음보다는
누가 어떻게 어떤의미로 선물을 줬는지 생각하기 보다는
그 안에는 뭐가 들어있으며, 그게 또 얼마나 값이 되는지부터 생각한다.
어느덧 명절마다 서로 보내는 선물은 의무가 되었고
각종 기업들의 상술로 인해 실속은 얼마없고 과대포장만 되기 일쑤인 선물.
받는사람도 처리불편하고, 주는사람도 덤탱이 써가며 보내기 일쑤인데
왜 우리는 이런 안좋은 선물문화를 계속해서 지켜가고 있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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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선물이라면
아마 친구의 배려가 아닐까 한다.
친한 친구녀석중, 가장 군대를 먼저 간 녀석이 4박5일의 신병위로휴가를 나왔는데
그당시 친구녀석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역시 학원을 다니느라 바쁜 일정에 서로 얼굴을 아예 못볼뻔했다.
근데 학원에서 하는 합주가 늦어져
원래 약속했던 시간에 보기 힘들것 같다고.. 어렵게 연락을 했었는데
친구녀석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늦은시간에도 선뜻 나를위해
한번도 와본적 없었던 학원까지 찾아오겠다는게 아닌가?
휴가 나온입장에서 본인의 시간만큼 중요한게 없을텐데.
누워서 tv라도 보며 맛있는거라도 시켜먹고 싶었을텐데..
그 짧은 4박5일에서 그다지 가깝지 않은 거리를. 그것도 밤늦게 찾아와 어떻게든
얼굴을 보여준 그 친구녀석의 얼굴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가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 그게 맞는건데.
자신이 손해보는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개의치않고 나를 단순히 보기위해 새벽에라도
찾아와준 그 친구녀석의 마음.
그것은 나에게 큰 선물이었고
그 어떠한 물질적인 큰 선물보다도 큰 감동을 주었다.
사람들은 비싼선물, 값진 선물을 해주며 그 사람을 위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아는 동생의 생일이라며. 아끼는 동생이니 좋은거 사줘야 한다며.
그렇게 정성을 드러내고.
그사람을 위하는데 필요한것이
정성이 아닌
그 선물이 얼마의 가치를 가졌냐. 즉 '금액'적인 부분이 높고 낮은 부분이라니..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다.
그사람을 위한 마음과
그사람이 정말 필요한게 무엇일까,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그사람을 위해 산 물건이라면
아니
꼭 그것이 물건이 아니더라도
그사람을 위한 마음이 담긴 행동이라면
그역시 정말 값진 선물일텐데..
명절을 맞아 본가에 돌아가니 추석이랍시고 꽤나 많은 선물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대부분은 실속은 별로없고 겉만 화려한 포장.. 그리고 이제는 그다지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보단
어느덧 서로에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어쩔수없이 하는듯한 선물들..
초등학생때,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서 맛있는것을 얻어먹으면서도 눈치하나 볼 필요 없이
단지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에 서로 웃고 행복해할수 있었던 순간들을
우리는 벌써 다 잊어버린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