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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담담하게 써내리는 글 (1)
4652 2018.01.21. 05:16








2008년의 무더운 여름날
나는 어둠의전설 시인으로 선출이 되었다.

지금은 활동하는 시인도 거의없고, 시인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유저들도 많지만
게임내의 게시판이 활발했던 그당시에 시인이라는 자리는 나에게 정말 큰 자리로 비춰졌다.
주변사람들에게 별거아니라고 얘기하면서도, 사실 가슴속으론 얼마나 고양됐는지 아무도 모를거다.


10년동안 정말 많은일들이 있었다.


시인으로 선발이 된 초기에는 '게임을 반드시 바꿔야한다'는 알수없는 압박감에 시달려 글을쓰곤했다.
돌이켜보면 참 웃긴일이다. 이곳은 그런것을 위한 공간이 결코 아니었는데..
나는 이곳에 들어오면서 약간의 오만함과 특권의식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방향을 잘못잡았던거다.


때로는 단순하게.
타인이 나를 알아보는게 즐거워서. 내 아이디가 유명해져가는것을 느끼면서.
그것을 위해 불순한 의도로 활동한적도 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스스로 내 자신을 옭아매는 일이기도 했다.
보는눈은 점점 많아졌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싫어하는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런것들에 대해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두번한것이 아닐것이다. 사실 이젠 조금 부담스럽다.



계정이 해킹되어 실제로 착한제국 케릭터를 지워버릴까 생각했던적도 있다.

그당시엔 시인권한이 타 넥슨클럽으로는 이전이 안된다고해서 운영자분들을 많이 원망했는데..-_-;
지금생각해보면 천만다행인일이다. 많은추억이 담겨있는 이 케릭터를 그때만약 삭제했었더라면..
아마 나는 지금까지 어둠의전설을 하고있지 않았을것이다.


작년에는 이 게임으로 두번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정말 기뻤고 흥미로운 일이었지만 가슴한켠에서는 나에게 그럴자격이 있나 싶은 찝찝함이 있었다.
그런 마음을 지우기위해 최선을다해 참석했고, 건의했다. 비록 생각한것만큼 잘 되진 않았지만..

한해가 지나고 돌이켜보니 황혼기를 바라보는 이 게임을 주제로한 간담회가 실제로 열리고
그것에 참석했다는것 자체가 꿈만같은일이다. 앞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것같다.




시인이되어 어둠의전설에서 정말 한번 가져보고싶었던 칭호의상, 타이틀도 가져보고
덕분에 많은사람들을 알게되었다. 시인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호의를 가지고 날 대해줬던
고마운 사람들.. 이제는 볼수없지만 틈틈히 편지를 남겨줬던 유저분들 역시 기억에 남는다.

그때그때 힘든부분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떠오르는건 좋은기억들 뿐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게시판을통해 글로써 생판 모르는 유저들과 공감하고, 유대관계를 만들어가며 소통하고
편지를통해 교감하던 그 경험이다.

이건 어떤 다른게임에서도 체험할수 없었던 정말 신기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그 시절의 편지를 읽다보면 이렇게 멋진경험을 그당시엔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구나 싶다.
많은사람들이 해줬던 따뜻한 말과 응원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것 같다. 왜 그때는 몰랐을까..


아마 이것은 게임내에서 단순히 체마를 올리는것과는 다른 별개의 즐거움일것이다.
한가지 안타까운것은
이제 그 즐거움을 경험하고싶어하는 사람도, 실제로 경험할 사람도 더이상 없다는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