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조사단은 파견기사로부터 이끌려온 신도와 시체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 크윽 . . "
지크프리트 장군마저 인상을 쓰게 할정도로 시체들의 상태는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일관된 점은 있었는데 수없이 몸을 뒤덮은 검은색의 흉터와 그들의 자세였다.
팔을 교차한 상태에서 모두 목이 부러진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매우 그로테스크했다.
" 도대체 어떤 사악한 녀석이 이런 일을 벌인단 말이오! "
노성을 터뜨리는 지크프리트 장군을 뒤로하고, 궁정마법사가 입을 연다.
" 이상하군요. 백마법으로 살펴보아도 이건 절대로 누군가가 외상을 가한게 아니에요. "
그녀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 그렇다면 이들이 자결이라도 했다는 것이오? "
" 제가 내린 결론으로는 그렇습니다. 아니면 무언가 사악한 마법이 그들을 지배했곘지요. "
그때 기사 한명이 헐레벌떡 뛰어와 조사단앞에 섰다.
" 신도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
" 어서 가봅시다! "
기사의 말에 왕실조사단은 살아남은 신도가 있는 성내 치유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깨어났다는 것은 그의 의식만 돌아왔다는 것이었을뿐 도저히 제 정신으로 보이지 않았다.
" 크그그그극 . . . "
분명 떠나기전까지만 해도 냉철한 성격의 신도였으나,
지금은 알 수 없는 괴상한 울부짖음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이상한 행동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몸을 가끔씩 부르르 떠는가 하면, 일정한 주기로 발작을 하듯 몸을 비틀기까지 하였다.
보다 못한 붉은 옷의 사내가 궁정마법사에게 외쳤다.
" 어떻게 좀 해보시오! "
그 말에 궁정마법사는 지팡이를 꺼내들어 성스러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것은 고위마법사만 행할수 있는 수준높은 치유의 백마법이었다.
처음에는 마법이 효과가 있는듯, 신도가 진정하는듯 하였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 커거거걱 . . . "
이상한 비명을 내뱉던 신도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신도의 돌발행동에 모두 붉은 옷을 입은 사내를 보호하려 군집했다.
잠시간의 침묵이 흐르다, 신도의 몸이 움찔하는가 싶더니 끔찍한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 이 . . 이런 . . "
퀭한 눈동자를 한채 신도의 목이 서서히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정도 돌아가다가 멈출줄 알았지만 이미 180도를 회전한 뒤였다.
보통 사람이었으면 그 자리에서 목숨이 끊어졌을 기예였다.
그리고 신도의 입에서 듣도보도 못한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Если ты еще раз так поступишь, я тебя убью. "
그 말을 끝으로 신도는 입에서 검은 피를 무수히 내뱉으며 죽어버렸다.
너무나도 기괴했던 탓에 모든 사람들은 잠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날 저녁 왕실조사단의 회의는 다시금 열리게 되었다.
" 그러니까 궁정마법사의 의견으로는 사악한 힘이긴 하나 뮤레칸의 힘이 아니라는 것이오? "
" 소신이 조사한 바로는 그렇습니다. "
지크프리트는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외쳤다.
"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군! 악한 힘으로 뮤레칸을 능가하는 신이 있소? "
이 말만큼은 궁정마법사도 쉽게 반박을. . 아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 역시 뮤레칸을 뛰어넘는 악이라는건 있을거라고 생각해본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붉은 옷을 입은 사내가 무겁게 목소리로 말하였다.
" 이 세계에서 뮤레칸보다 강력한 악은 없소. 다만 이번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으니 . . "
사내는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결심을 한 듯 입을 열었다.
" 지금부터 타고르마을을 파훼할 팀을 결성하겠소.
전사를 제외할 나머지 직업 중 최고의 수준을 가진 사람으로 초청하시오! "
" 예 전하! 명을 받들겠습니다. "
지금 대화로 붉은 옷의 사내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는 現 루어스성의 왕인 슬레이터였던 것이다.
슬레이터의 지시에 지크프리트는 부복을 하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 황송하오나, 전사는 누구를 보내실 생각이십니까? "
" 검왕을 보낼 것이오. "
그의 말에 모두 경악했다.
강해도 너무 강한 자를 보내겠다는 것인다.
검왕(劒王) 전사 하벨.
마이소시아 최초로 승급을 달성한 전사였다.
잠시 멍청한 표정을 짓고있던 그들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왕이 이 일을 해결하려고 검왕을 부른만큼
각 직업별로 그에 준하는 뛰어난 인물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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