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시점은 솔직히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2005년경으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레벨을 40까지만 올릴수 있었는지,
혹은 99이후까지 무료로 풀려버린 시점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사냥을 즐기는 유저가 있었고,
화려한 아이템들로 치장하여 마을에서 채팅만하는(일명 밀찌?)유저들도 있었다.
물론 본인은 사냥과 야배, 채팅 모두를 좋아하는 유저였다.
당시에는 유저들끼리 초성퀴즈도 하고 여러가지 컨텐츠가 있었는데,
모두 정식으로 게임내에 만들어져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유저들이 센스껏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설레는 것이 있었는데....
[ #카디건 : 용자의공원에서 미팅해요. ]
따분하게 마을에서 눈팅중이던 중 위와 같은 방송문구가 눈에 띄었다.
물론 처음해본 것은 아니었고 그 재미를 알고 있었기때문에,
당장 친구인 '뎌가짱짱'에게 귓속말을 날려 같이 가자고 꼬신 뒤 용자의 공원으로 이동했다.
용자의공원 박물관에 도착해보니, 방송쿠폰의 위력덕분인지 제법 많은 인원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아주 적절하게 남자캐릭터와 여자캐릭터가 절반씩 섞여 좋은 비율을 만들어내었다.
물론, 그저 캐릭터의 성일뿐이지 캐릭터와 실제성별이 일치하는가는 미스테리였다.
모인 인원들은 대부분 화려한 아이템들을 치장하고 있었다.
당시 여성캐릭터에게 인기가 많았던 프릴종류부터, 바론이나 랩비키니를 입은 사람들까지.
본인은 심플한 것을 좋아했던지라(물론 거지였기도 했고),
남성캐릭터의 기본옷인 셔츠에 최애아이템이었던 빨간목도리만을 장착하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사람들을 스캔하던중 방송쿠폰을 날린 주인공이 가운데에서 상황을 정리시키고 있었다.
" 아, 저는 사회자 카디건입니다. 자 저를 기준으로 왼쪽에는 남성분들이,
오른쪽에는 여성분들로 줄을 서주세요. "
그 말에 나와 뎌가짱짱은 왼쪽줄에 섰다.
그리고 내 옆에선 뎌가짱짱녀석에게 귓속말을 보내었다.
" 야, 누가 맘에드냐? "
그 말에 뎌가짱짱은 한 유저를 지목하여 말하였다.
" 나 len보이지? 쟤가 괜찮은거 같은데 내가 찜함 "
녀석의 말에 나도 열심히 찾던 중,
그 당시에는 나름 고가의 아이템이었던 여성정장에 머리는 분홍색염색약으로 물들이고,
뿔장식을 끼고있는 유저가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아이디는 지여늬.
나는 빠르게 뎌가짱짱녀석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 나는 지여늬. 얘 내꺼다ㅋㅋㅋ "
" 딱봐도 부자인거 같은데; 너랑 안놀아줄듯 "
그 말에 나는 거칠게 대답하였다.
" 닥쳐 내가 알아서해 "
" ㅇㅋㅋㅋ맘대로 "
그렇게 친구녀석과 파트너들을 정했고,
이제는 매력어필의 시간만 남아있었다.
사회자는 간단히 스캔할 시간을 주었고, 다음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 자, 그럼 이제 남자분들은 마음에 드는 여성분뒤로 줄을 서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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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