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게임실행 및 홈페이지 이용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시인의 마을 세오
무제
618 2025.05.19. 04:14









나는 가장 가까운 친구들을 고등학교 1학년때 만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랬을까 싶을만큼

다들 성격이 좋아 반 전체가 소외된 인원없이 살가웠던 기억.


학교를 졸업한 뒤, 각자의 사정은 달라졌지만 연락을 이어갔고

군대와 유학으로 흩어졌을때도 싸이월드 클럽을 통해 일정을 조율하며 우정만큼은 놓지 않았다.

30대가 된 지금, 마음속 깊은곳에 있는 고민을 말할 수 있는 건 이녀석들 뿐이다.



-



나이를 먹어가며 이야기하는 주제의 결도 많이 변했다.

20대엔 기껏해야 이성에 대한 이야기나 게임 정도였다면

이젠 직장이나 결혼, 주식과 인간 관계같은 현실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는 당연히 옛날 이야기다. 이른바 추억팔이.


어릴땐 왜 어른들이 과거의 이야기를 반복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하지만 이젠 한번의 만남에도 일정을 조율해야하는 나이가 됐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걸

입밖으로 꺼내지 않을 뿐, 모두가 느끼고 있다.


과거를 추억하며 술 한잔 기울이는게 더 편하고, 위로가 된다는 걸 알게됐으니 말이다.


아 이래서 어른들이 그렇게 추억팔이를 했구나.

모든 일은 그 나이가 되고, 경험해봐야 안다는 할머니의 말씀을 최근들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살 것이다. 그건 중복된 일상에서 큰 위로가 될 테니까.



-



오랜 기간 어둠의전설을 해오며 이룬건 별로 없지만

나에게도 부족하지 않은 점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일종의 경험일 것이다.


굉장히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이력으로, 긴 플레이 타임을 가졌고

커뮤니티 활동과 블로그, 시인은 물론 방송과 유튜브까지 했으니..

(순수하게 주고받은 편지만 4천통 가까이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자신들의 추억을 털어놓곤 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게임을 열심히하던 시기엔 이 말들이 듣기 싫을때도 있었다.



"과거의 어둠의전설은 그렇게 좋아하고, 추억하면서 왜 현재의 어둠의전설은 받아들이지 않는걸까?"

조금은 삐딱한 생각.


하지만 모두가 게임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상황일리 없는데

내 기준으로 그들을 가볍게 생각하는 건 큰 오만이자, 착각이기도 하다.

게임에 조금 더 익숙하다는 이유로 생기는 알량한 자존심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이젠 아니까.



혹시라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나와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



어둠의전설과 추억.

이젠 결코 뗄 수 없는 관계.


굳이 현재와 과거를 구분 짓기보단,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받아들이는 게

건강하게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에게나 화려한 시절이 있듯, 각자가 이 게임을 즐겁게 한 기억이 모두 다를테니까요.



여러분의 가장 화려한 시기는 언제였나요?



아마 그 시기의 기억이 여러분이 지금 어둠에 접속해 제 글을 읽고있는

일종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앞으로도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거에요.


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풍경들. 그리운 시절. 과거의 나.

어느 하나 되찾을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 시절의 기억으로 게임에 접속해보는 우리의 모습.


어둠이 살아있는 한 이 광경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거 아시나요?

여러분 옆에 지나가는 비루한 모습의 케릭터도

어마어마한 시절을 보낸 전설의 유저일 수도 있다는 사실!


당장의 모습만 보고 판단하기보단,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야 내가 쉬고 돌아왔을때, 똑같이 존중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