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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세오
출사표 (1)
400 2025.08.09. 01:20



* 출사표는 2021년 시편 게시판에 연재했던 글입니다.
운영자 복귀로 떠들썩했던 당시의 상황을 잘 표현한 글이라 생각해 옮겨 둡니다.




2016년.

동시 접속자가 천명 아래로 떨어지고,
각 마을 리콜존에는 사설서버 광고가 버젓이 돌아가던 어둠의전설에
새로운 바람이 분 건 운영자의 업데이트가 아닌 새로운 사냥법의 발견 때문이었다.


일명 '케라작'이라 불린 이 사냥 방식은 어둠의전설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인스턴스 던전에서 어빌리티를 할 수 있다"
퀵던전의 시대가 온 지금은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당시 어둠을 했던 사람들에겐 이 말이 얼마나 센세이셔널하게 들렸을까.



운영자의 관리가 사라진 후, 사냥 방해가 지독히 이루어지던 시절이 있었다.



유저들은 초원에서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24시간 상주하며 말을 듣지않으면 팀을 폭파시키겠다는 방해꾼의 협박.
거기에 수긍하는 사람과 반발하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생긴 갈등의 골은 충분히 깊은 상태였다.

히야트를 졸업하면..

개미굴에 가서 어빌을 해야하는데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방해꾼에게 들키지 않으려 게시판을 이용하지않고 개인 귓속말로만 팀을 짤 정도였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툭하면 팀은 터지기 일쑤였고, 수 없이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났다.


격수에 비해 어빌리티의 허들이 조금 더 높았던 비격 유저들.
없는 격수를 구해가며, 비격끼리 팀 경쟁을 해가며. 이유없는 방해까지 견뎌가며..
그 시절 악으로 깡으로 어빌리티를 올린 유저들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


이야기가 조금 샜지만 양해를 구한다.


이 케라작이라는 사냥 방식은 [도우미]라는 프로그램의 활용을 극대화한 방법이다.
맵의 끝까지 단 1초면 이동할 수 있는 도우미를 통해 몬스터의 애드를 피하고
보스만을 잡고 보상을 챙기는 일종의 꼼수..

하지만 2016년은 이미 도우미의 보급화가 이루어진 시점이었고
어빌리티에 대한 유저들의 갈증은 그 어느때보다 심화된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26부터 줄어드는 이 케라코라 석상의 보상 어빌리티를
[누적]이라는 방법을 통해 최고 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밝혀지며..
케라작 열풍은 걷잡을 수 없을만큼 커지기 시작한다.


*누적이란

케라코라 석상의 보상으로만 어빌리티를 획득할 경우
보유 경험치는 쌓이지만 어빌리티 업은 하지 않는 현상.
(이것을 통해 최고 보상을 받을수 있는 어빌리티 25를 유지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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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어둠의전설의 트랜드를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수 있을것 같다.

[고어빌 저체마]

케라작으로 어빌리티에 대한 갈증이 해소된 유저들은 경험치를 원했다.



과거 뮤레칸의역습 던전 입장 조건엔 체마 제한이 없었다. 오직 어빌리티 38만이 필요할 뿐..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어빌리티 38은 아무런 제약이 되질 않았다.


지금에야 웃어 넘기지만, 당시엔 케라작을 통해 고 어빌을 달성하고
바로 뮤레칸의역습 던전에 오는 유저들에 대한 비난의 여론도 꽤 거센 편이었다.
(중간 과정을 모두 스킵한 채 앤드컨텐츠에 도달하니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뮤레칸의역습 던전은 방의 갯수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의도적으로 차지하고 막는 이른바 [방막]이라는 행위가 존재했고
일반 유저들은 뮬던을 이용할 수 없는게 오히려 정상인 시절이었다.


방해를 피해 어빌을 올려왔지만 [최종 컨텐츠]에도 역시나 방막이 존재하는 갓겜.
어떻게보면 이 게임의 최종 보스는 뮤레칸이 아닌 같은 게임의 유저였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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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유저들이 고 어빌을 달성했지만,
경험치는 올릴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커뮤니티엔 "어빌은 올렸지만 할 수 있는게 없네요" 라는 글이 올라올즈음..


어둠의전설 홈페이지엔 새로운 공지가 올라오게 된다.
(2016년 11월. 정확히 빼빼로데이였다)


"클래식RPG 프로젝트의 향후 방향성에 대하여"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