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은 눈에 띄는 업데이트가 없었다.
큰 패치를 위해선 나름대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된 유저들은
이번에도 간담회에서 예고한 업데이트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임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10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무인사냥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고..
방해에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어둠 자경단은 끝내 11월까지도 패치되질 않았다.
다시금 방해가 늘어나고, 무인이 판치는 모습을 보며..
운영자가 복귀한 뒤 오랜기간 유지된 기대감과 게임의 분위기는 얼어붙기 시작했고
게임을 떠나는 유저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운영자에 대한 민심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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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본 유저로써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의 허무함을 느꼈다.
마치 모래성 같다고 해야할까..
유저들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꼬박 1년이란 세월이 걸렸는데
그것이 무너지기까진 한달이란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1년이 꿈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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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에는 어둠팀 이야기에 새로운 글이 올라왔다.
기존 간담회에서 발표한 업데이트에 관련된 내용은 일언반구의 언급조차 없었으며.
뜬금없이 나타난 운영자 알프레도GM의 모습에 유저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알프레도GM은 신규 스킬/스펠 리밸런싱 공지를 올린 후
1년 반이 넘는 긴 시간동안, 아무런 해명도 없이 업데이트를 진행하지 않았다.
- 이후 1년 반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린 유저들 앞에는 퀵던전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안그래도 무인 사냥에대한 명확한 대책이 없던 당시의 어둠의전설에
이 업데이트는 불난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것과 다름없는 꼴이 되었다.
이후 각종 도우미 프로그램이 대거 유포되며
어둠의전설은 한동안 대 무인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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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出師表)는 촉한의 재상 제갈량이 위나라를 정벌하고자 황제에게 올린 표문이다.
나라의 장래에대한 제갈량의 걱정과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진정성이 표문 전체에 절절이 녹아있어, 읽고 눈물을 흘리지않으면 충신이 아니란 말까지 있을정도다.
하지만 출사표를 받은이는 암군으로 평가되는 촉한의 2대 황제였던 유선으로..
출사표의 진정성과는 관계없이, 촉나라는 제갈량의 사후 얼마가지 못해 멸망하고 만다.
문채후 디렉터의 말에는 특이하고 인상적인 부분이 많다.
"오랜기간 게임을 믿고 기다려준 유저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앞으로도 어둠의전설을 인생의 반려자가 되는 게임으로 만들겠다"
"선의를 갖고 행동하는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게임 사회를 만들어보고 싶다"
굳이 하지않아도 될 약속까지 해가며,
게임을 이끌어가는 모습에 진정성을 느낀 유저들이 많았을 것이다.
- 게임의 운영과 소통에는 반드시 진정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진정성과는 관계없이, 게임은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은듯 하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유저들이 보상받는 게임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그의 바람과
현재의 어둠의전설이 얼마나 가까워져 있는가를 생각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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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바라는 게임의 이상적인 운영은 어떤 모습인가요?
한동안 로스트아크가 유행하며 금강선 디렉터의 소통 방법이 큰 화제가 됐는데요.
똑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소통하냐에 따라 유저들의 반응이 극과 극인걸 볼 수 있었습니다.
모든 유저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게임을 응원했던 17년을 돌이켜보며..
게임의 방향성이 달라지더라도 유저들과 조금만 더 진심으로 소통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겨 봅니다.